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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전에 썼던 문예창작과 과제
대나무 숲은 사람입니다. 걔는 어쩌다 그랬대? 빈자리 하나 없는 카페. 카페가 위치한 곳은 적당한 번화가였다. 번화가 길거리는 통행에 불편함이 없으며 깔끔해 좁은 지역 특유의 오래된 싼 티가 나지 않았다. 우리가 들어온 카페는 요즘 트렌드에 맞게 책상과 벽, 의자까지 회색 벽 색깔로 맞추어 사장이 의도한 무드를 끌어내고 있는 곳이었는데 영 내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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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2. 2025
by
이곤
나의 대학시절을 떠올리며
2025년 2월 7일 금요일
얼마 전, 설날 즈음 해서 대학교 때 교수님, 그러니까 은사님께 카톡으로 새해 인사를 드린 적이 있었다. [교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강하시구~ 행복하세요~] [ㅇㅇ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니? 너도 행복하고 건강하게 지내라. 내가 은퇴를 한단다. 2월에] 교수님을 뵌 것이 14년 전인데, 어느덧 은퇴하실 나이가 되셨다는 것에 나는 그동안 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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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7. 2025
by
제갈해리
남겨진 도시의 말 (30)
다른 모든 말들과 비슷했던 농도의 말. 그러나 곡예사는 남자의 말이 근사하다 생각했다. 두 사람은 쉽게 친구가 되었는데, 곡예사에게 그건 색다른 일이었다. 그는 한 번도 쉬운 사람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도시의 밤은 선명했다. 채도 높은 어둠이 내릴 때마다, 곡예사와 그의 친구는 가로등이 점점이 켜진 다리 위를 걸으며 두 손을 깊숙이 주머니에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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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6. 2025
by
다안
INTP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어느 INTP의 고민
예전에도 밝힌 바 있지만, 내 MBTI는 INTP다. MBTI를 액면 그대로 믿거나 신뢰하지는 않지만, 이 네 가지의 알파벳이 갖는 의미가 어느 정도는 나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기에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렵다. I: Introverted (내향적) N: iNtuitive (직관적) T: Thinking (사고형) P: Perceiving (인식형)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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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24. 2025
by
칼란드리아
전공이 직장생활에 미친 영향
문창과 졸업생의 직장생활 적응기 04
신입 환영 키워드를 달고 있던 그 회사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SNS 운영을 대행해 주는 광고대행사였는데, 사회 초년생들이 바글거리는 대학교 같은 분위기의 기업이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거기서 그렇게 칼정장을 입고 면접을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단다. 나는 거기서 블로그의 줄글이나 카드뉴스 콘텐츠의 원고를 쓰는 직무에 배치되었다. 그렇게 준비되지 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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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7. 2025
by
노루
남겨진 도시의 말 (28)
나는 그가 목수거나 조각가일지 모른다고 상상했다. 공방에 앉아 장갑을 끼고 커다란 톱으로 나무 합판을 써는 모습이나, 널따란 아틀리에에서 정과 망치를 들고 대리석을 깎아 내는 모습 모두 나름대로 잘 어울렸다. 어쩌면 화학자일지도 모르지. 명탐정이자 뛰어난 범죄학자, 그리고 바이올리니스트인 셜록 홈즈는 화학에 관해서도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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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10. 2025
by
다안
문예창작학과 2학기 성적과 소감
아쉬운 성적이지만 최선을 다했다
미디어문예창작학과 3학년 2학기 수업이 종강한 지도 3주가 지났고, 최종 성적도 나왔다. 2학기에 수강한 과목은 위와 같으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모두 과제물 제출이었다. 과목에 따라서는 추가로 과제가 나온 경우도 있었으며, 이외에도 온라인 활동 및 게시물 작성이 평가에 반영되기도 했다. 1학기 보다 과제의 양이 더 늘어났고, 창작 과목도 있어서 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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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7. 2025
by
칼란드리아
저 세상으로
.
“죽여주세요, 나를 죽여주세요.” 붉은 것이 부드러운 살결을 타고 흘러 바닥을 적신다. 팔에 생긴 무수히 많은 선은 심한 난도질의 증거였다. 화장대 위에 떨어진 피 묻은 날이 사납게만 느껴진다. 지저분하다고 느낄 만큼 흐린 거울에는 눈코 입도 비치지 않는다. 그러나 붉은빛 물만은 선명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비친다. “절 죽여주세요.” 이 말을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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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05. 2025
by
강한솔
다음 순간 화산이 폭발해도 기쁜 동작을 하고 있겠습니다
아듀 2024 : 익명의 독자로 남는 일
4년 전 나는 <서른둘>이라는 시를 썼다. 스물아홉도 서른도 아닌 서른둘을 기억하고 싶은 건 왜였을까. 그날의 감상을 기록하고 싶었을 뿐인지도 모른다. 아주 드물게 시를 쓴다. 시가 뭔지도 모르면서 이따금 시 쓰고 싶은 기분을 느끼고 그건 무해하게 작은 일탈이 되곤 했다. 이번 글의 제목은 나의 시 <서른둘>의 마지막 구절을 옮겨 적은 것이다. 헤어져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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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31. 2024
by
임희오
저는 소설 읽는 걸 좋아해서 문창과에 들어왔어요
문창과 졸업생의 직장생활 적응기 01
어릴 땐 애착을 둔 동화책이 있었다. 하나는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삽화 속 엄마로 변신한 호랑이의 털북숭이 손에 들린 하얗고 동그란 떡이 예쁘고 탐스러워 그 떡을 보고 또 보고 또 봤다. 그리고 [검독수리]. 동물을 설명해 주는 어린이 도감 중 한 권이었는데 커다랗고 호쾌하게 휘어 있는 검독수리의 발톱이 세상에서 제일 멋있었다. 이렇게 다소 난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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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28. 2024
by
노루
문예창작과 출신인 건 비밀이야
<위키드>를 통해 돌아본 나의 대학시절
문예창작과(문창과) 출신인 게 스트레스일 때가 있었다. 특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웬만하면 문창과를 나온 걸 숨기려고 했다. 발표문을 다듬는 건 기본이었고, 외화의 한글 제목이나 카피라인을 창작하기도 했었다. 업무를 맡은 것보다 힘들었던 건 사람들이 내게 갖는 기대치였다. 우려했던 것처럼 내가 낸 제목과 카피가 채택되는 일은 거의 없었다. 문창과라는 꼬리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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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13. 2024
by
유맹
네 번째, 들풀의 이야기
흔들림이 불안한 그대에게
어느 들판에 무수히 많은 들풀 사이로 또 하나의 들풀이 자랐다. 들풀도 제각기 생김새가 있을 것인데, 사람들은 들풀에 꽃들처럼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들풀은 다 고만고만하니까, 들풀은 꽃을 위한 배경색 같은 것이니까 하고 어린 들풀은 생각했다. 그럼에도 할머니가 자신을 '풀아'하고 부르면 이곳의 모든 들풀들이 다 풀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이 서운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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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 02. 2024
by
김고래
<파도>
1011자, 자유주제
나는 지금 드넓은 바닷가에 서있다. 아무 무늬도 없는 베이지색의 드레스가 바람을 타고 힘없이 하늘거리고, 맨발의 사이로 크고작은 입자의 모래들이 가득 파고드는 것을 느낀다. 나는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노을을 눈을 치켜뜨고 쳐다보다 고개를 땅으로 떨어뜨린다. 눈이 더 이상 저 많은 빛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눈을 힘주어 감았다 뜨니, 문득 모래사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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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5. 2024
by
노루
참 다행입니다, 죽기 전에 당신을 만나게 되어서
당신은 알까요? 당신의 입술이 내게 닿을 때, 당신에게서 달콤한 맛이 나는 걸. 당신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심장이 뛰고,말을 하려다 멈추고,그저 당신의 목소리만 듣고 있어요. 당신과 있을 때,그 순간, 당신과 내가 같은 세상에 있다는 사실이나의 삶의 이유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어쩌면 이 순간이, 이 세상 그 무엇 보다 더 소중한 시간일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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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25. 2024
by
소연
<죽은 것>
475자, 자유주제
죽은 것을 마주한다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다. 매일 마주하는 많은 시신들은 마치 장인의 손을 거친 매우 정교한 인형과도 같다. 그들을 마주할 때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살아있었을 그들의 모습을 잠잠히 떠올린다. 그들의 축축하고도 붉은 심장이 요란하게 펄떡거렸을 것이다. 매끈하거나 조글조글했을 그 배를 잔뜩 부풀렸다가 다시 오그라들며 바삐 숨을 내쉬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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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 16. 2024
by
노루
성공 또는 실패인 걸까
아니, 성장이다
" 목표는 우승이야, 몇 점 안 남았어!" " 와!! 파이팅!!!!!" 우리 반 체육부장의 힘 있는 응원에 학생들은 다들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며 승리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의 우승을 향한 열망이 간절해서였을까. 피구 게임 우승, 줄다리기 준우승으로 우리 반은 아슬아슬한 몇 점 차이를 앞에 두고 종합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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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30. 2024
by
손시나
[해강의 우주] 두 개의 호수(3)
‘상담사 한재윤’이라고 적힌 명패가 조금 비뚤게 걸려 있었다. 나는 그 이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명패를 바르게 조정했다. 문을 두드리자 안쪽에서 ‘네-’하고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책을 보고 있던 그녀가 나를 발견하고 활짝 웃었다. 상담실 여기저기에 알록달록한 크리스마스 장식이 걸려 있었다. 나는 그녀의 맞은편 소파에 익숙하게 앉았다. “오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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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7. 2024
by
연화
서른-1
서른이 오기 전에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다. 무언가를 생각한다면 역시 글이었다. 열아홉부터 끌고 오던 것. 내내 열망해왔던 것. 그건 글이었다. 나는 운 좋게 문예창작과에 입학하여 이십 대 초반과 중반을 보냈다. 그곳에서는 너무나 많은 비교 대상이 있었고, 그럼에도 내 것을 잘 만들어나가야 했었고, 미래도 생각해야 했다. 모든 대학이 다 그렇겠지만. 노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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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4. 2024
by
김설연
외로움은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26- "선생님, 이쪽으로 모여서 우리 사진 찍어요!" 체육대회 당일 날 아침,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분주한 모습이 눈앞을 가득 채웠다. 체육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에 앞서 한 껏 꾸민 우리 반 학생들은 추억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그녀들은 마치 단 하루 허락 된 날을 위해 온 신경을 쏟은 신데렐라 마냥, 평소엔 거의 하지 않던 화려한 화장과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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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3. 2024
by
손시나
흐린 날
시詩
흐린 날은 구름이 눈물을 흘린 날이다. 그러나 그것은 넘치지 못해 차마 비가 되지 못하고 눈가를 짓이겨 온 세상을 뿌옇게 만드니 비가 오지 않고 흐린 날이면 나는 저 구름처럼 마음이 흘린 눈물 자국을 닦으려 옷소매로 가슴께를 문지르고 나를 토닥인다. 살다 보면 맑은 날이 계속되길 바라겠지만 맑은 날이 계속되면 마른날이 오기 마련이고 마른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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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1. 2024
by
손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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