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가구 식(食) 해결하기

면민일기 두 번째

by 수수

식(食) 해결하기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선 의(衣), 식(食), 주(住)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왔다.

면민생활 2회 차. 의(衣)와 주(住)는 해결이 되었는데 식(食)이 문제였다. 이제는 혼자 먹는 게 아니라 남편도 같이 먹어야 되고, 연애할 때부터 요리는 내가 하기로 했으니 나의 몫이 되었다.

가끔씩은 배달음식의 힘을 빌리고 싶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그래도 예전에 있던 곳보단 나아서 배달 가능한 곳이 제법 있다. 단지, 종류가 엄청 적을 뿐.

도시에 사는 친구가 놀랐던 배달앱의 '텅'


하나로마트가 있어서 참 다행이다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 차로 3분 거리에 하나로마트가 있다. 이틀에 한번 방문하는 나의 단골 마트이다.

마트 안에 작은 빵집, 반찬가게, 분식집(떡볶이, 순대, 어묵을 판다)이 있을 정도니 이 지역에서는 아마 제일 규모가 큰 슈퍼일 것이다. 걸어서 갈 수 있는 마트가 하나뿐이라 선택의 여지없이 가게 되는데, 마지못해 가는 건 아니고 하나로마트 상품이 더 좋아서 가게 된다. 특히 돼지고기의 질과 가격은 대형마트를 압도하기 때문에 우리 집 식탁에는 돼지고기요리가 자주 올라온다. 고기, 과일, 채소 등 대부분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마트보다 더 신선하다. 하나로마트가 없었으면 우리 집 식재료 공급은 어려워졌을 뻔.

물론 아쉬움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저지방우유, 그릭요거트, 미국산 소고기(한우는 비싸서 못 먹으니 외국산으로 대체한다)가 없다. 그리고 제품군은 확실히 대형마트보다 적긴 하다.


밀키트는 배송이 되니까

신혼집이 정리가 되고 나서 집들이가 시작되었다. 여러 가지 요리를 하는 건 무리일 것 같아서 배달음식과 직접 한 음식으로 대접하려고 했는데 배달가능한 음식이 치킨, 피자 같은 뻔한 음식들이라 패스했다. 그 대신 열심히 찾아서 괜찮은 밀키트 몇 개 주문했다. 재료도 다 씻어주고 잘라주고 소스도 만들어주는 밀키트는 정말이지 어매이징(amazing)했다. 엄마가 맨날 말하던 '와 세상 좋아졌다'를 실감했다.

20230428_190527.jpg 치킨은 배달음식, 나머지는 직접 요리했다
20230519_175946.jpg 고추잡채와 돼지고기숙주볶음은 밀키트


지금, 바로 여기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맛있게 요리하는 것도 제법 나쁘지 않다. 리코타치즈샐러드를 먹고 싶을 땐 리코타 치즈대신 슬라이스치즈를 올려서 먹으면 되고, 그릭요거트가 먹고 싶을 땐 일반 요플레사서 유청분리해서 먹으면 된다.

어쩌면 하나로마트에서 식재료를 바로 사서 구하는 것처럼, 우리의 행복도 지금 여기에서 바로 느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을 조금 바꾼다면 행복은 가까이 있을 수도.

밀키트 택배가 오는 날을 기다리며 설레어하는 마음처럼 행복이 오기를 기다리며 두근거리는 것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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