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고추잠자리

:팔순아버지의 시치미

by 홍이

아버지와 무등산에 올랐다

잠자리가 많았다

아버지는 무척 좋아하시면서

평소에 외우시던 시를 읋프셨다


“나는 나는 죽어서 잠자리되어

푸른 하늘 푸른들 날아다니며

무등산에 올라와서 울어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잠자리되리”


“정아야 소록도 시인의 시다”


그리고는 시치미를 떼셨다

사실은 이러하다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어

푸른 하늘 푸른 들 날아다니며

푸른 노래 푸른 울음 울어예으리

나는 나는 죽어서 파랑새 되리”


시인 한하운 님도

팔순의 우리 아버지가 밉지만은 않으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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