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 월남방망이를 아시나요?제5화

경운기 뒷칸의 세 자매

by 홍이

과수원 집 둘째 딸인 나는 위에는 맏언니 아래로는 여동생 둘과 막내 남동생이 있었다. 오 남매도 적지 않았지만, 장남이신 아버지는 어린 동생들도 함께 돌보아야하셔서, 늘 시끌벅적하였다.

우리 집에는 기거하면서 일하시는 아제들도 집에 있었고, 어머니는 시동생 다섯까지 키웠으니, 아침마다 도시락이 층층이 쌓여서 자기주인을 기다렸다.

어릴 적 나는 집에 가족이 많은 게 부끄러웠다.

우리집 네 자매에게 가장 운 좋은 날은 이웃집 경운기를 뒤따라 학교를 가는 날이었다.

경운기 뒤 칸에 가방을 던지고, 뛰어서 올라 우선 머리,가슴,배만 동시에 엎드려 올라탔다.

경운기 뒤에 배를 얹고 다리는 깡충 들고 타고 갔는데, 막내 여동생과 남동생은 늘 달리지 못해 못 탔다.

경운기 뒤에 매달려 다리는 쪼그려들고…

얼마나 위험천만인지 그래도 다친적은 없다

나름 동네에서는 잘 사는 편이었는데도 식솔이 많으니 뭔가 부족했던 것 같다

아버지는 막내아들에게 학교 갔다가 올 때 점방에 들러 매일 베지밀을 먹고 오라고 하셨고, 점빵 주인은 동생이 오면 두말없이 주셨다. 가끔은 동생도 까먹고 집에 오기도 했다.

정보를 일찍 접한 누나일수록 재빨리 점방으로 갔다.

“아저씨! 남동생 베지밀 주세요!”

하면, 아저씨가 주셨다.

당연히 잽싸게 마셨다.

어떤 날은 알고 보니 언니도, 나도, 내 아래 여동생도 모두 점방에서

“아저씨! 남동생 베지밀 주세요!”

하고 베지밀을 먹었었더랬다.

몰래 훔쳐 먹는 떡이 맛있다고, 어찌나 달콤했던지…

이리저리 세월이 지나고, 오랜만에 아버지를 뵈러 가면서 베지밀을 한 박스 샀다.

그때만큼 달콤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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