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메타타 06화

낮잠을 자서 잠이 안 온다

억지스러움의 기준이 뭔가?

by 백오



1 병화의 손에 죽을 바엔 자살하여 비운의 천재가 되는 것을 택하겠다 -오가 날아오르는 방식은 그러한 것이다. 오가 살아나가는 방식은 그러한 것이다. 한국 전위의 전형은 예술의 끝뿐만 아니라 삶의 끝에 서있었고, 삶의 끝에 서있었기에 예술의 끝에 서있었다. 삶의 자세로서의 예술, 이방인의 삶이란 그러한 것이다.



2 삶의 철저한 이방인이 되는 것을 삶으로 한다 -이보다 더 강력한 긍정이 있을까? 현상에 대한 관조, 관조에 대한 관조, 관조에 대한 관조에 대한 관조, 관조에 대한 관조에 대한 관조에 대한 관조 -논리적으로 관조는 무한히 뻗쳐나가야 마땅하지만 사람의 사유력은 신체의 기력 안에 있다. 그러나 관조는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어느 무엇을 확신할 수 있는가? 이제 새로운 메타적 고찰의 방법은 사유가 아닌 직관이다. 체화의 윤리, 일상의 윤리로서 우리는 유가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융합하는 지점을 발견한다.



3 유정! 유정만 싫다지 않으면 나는 오늘밤으로 치러버리고 말 작정이었다. -오가 바란 것은 죽음의 끝에 설 동료였다. 그러나 오랜 벗마저도 베일을 벗긴 후엔 단지 삶의 벗일 뿐이었으니 오는 오가 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경계인은 어느 누구와 친분을 맺고 아무리 커다란 기쁨을 느껴도 경계인이다. 자신과 똑닮은 사람을 만난다면 그이는 애시당초 경계인이 아니었던 것이다.



4 이상이란 작자를 죽여야 한다 -몰이해의 검은 연기가 폐 속을 매캐하게 감싸돈다. 그로부터 한 발자국 더 걷는다.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서사는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것이다. 우리는 허용된 서사만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선택지는 둘이다 -계속 걷거나, 멈춰서거나 -계속 걸으면 최소한 자신의 세계를 손에 쥔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에게는 공명을 줄 흔적을 남긴다. 멈춰서면 어느 것도 남기지 못하고 실패한다. 평범하지 않은 사람은 평범하게 살 수 없다 -압력이 가해서 선로의 길이 바뀌거나, 혹은 열차가 탈락하거나



5 오는 죽음으로써 자신의 서사를 완성하였다 -그로부터 40년 전 생의 철학자는 백치가 됨으로써 자신의 서사를 완성하였다. 삶이 서사의 구축 과정이 아니면 무엇인가? 그 둘은 일찍 죽었지만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이 산 후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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