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은 나의 것입니다

by lee

내가 왜 좋아?

성격이 좋아서요

성격이 좋은게 어떤건데?

배려심이 많고 친절한거요

그럼 네 주변엔 친절하고 배려심 있는 사람이 없어?

있어요

그럼 그 사람도 좋아해?

좋아하는데 이성적으로는 아니에요

그럼 나도 이성적으로 좋아하는게 아니야?

아뇨. 그런거예요

그럼 내가 왜 좋아?



도돌이표 같은 이야기의 시작은 항상 ‘왜’ 입니다. 수학에서는, 과학에서는 현상을 일으키는 ‘이유’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 이유는 거의가 명백하고 밝혀진 이상 쉽게 변화하지 않습니다.

사회현상에서 이유를 찾는 것은 보다 복잡합니다. 도로가 정체되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도 다양한 원인들을 동시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주식시장에서 이유를 찾는 것은 그보다 더 어렵습니다. 시장을 좌우하는 것은 치밀한 계산보다 흐름일 때가 많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운‘이라 부릅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멈추게 하는 그 동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마음이라는 것은 작고도 커서 때로는 작은 것에 크게 흔들리고 큰 어려움 앞에선 담대해지기도 합니다.



나의 마음은 어떤가요. 사람들 앞에서 나의 마음은 쪼그라든 풍선같습니다. 몸을 감추려 바람을 빼고 빼다가 납작해진 풍선처럼 존재감이 없기를 바랍니다.


누군가의 앞에서 나의 마음은 부푼 빵 반죽같습니다. 부풀여져 있는 마음으로 그 앞에 놓여져 마음대로 만져지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나의 마음은 나의 것입니다. 사라지고 싶어 몸부림쳐도, 잘 보이고 싶어 힘을 주어보아도 나의 마음은 나라는 존재의 형체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작아지고, 키워진 마음을 감당하는 것은 군중도, 한 사람도 아닌 오직 나입니다.




마음이 육체를 떠날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어요. 그렇다면 내 마음의 진심을 오롯이 내어보이고 함께 할 수 있을텐데요.


마음만큼 움직여 주지 못하는 나의 몸을 바라봅니다. 발가락이 긴 나의 몸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몸을 일으켜 움직입니다. 나의 움직임을 따라 오는 것이 마음인지, 마음을 먹어 몸을 움직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순서를 아는 것이 이유를 찾는 첫 번째 단계가 될 것 같아요.



깊고 복잡한 나의 마음 속에 들어온 사람,

그래서 ( )를 좋아합니다. 이유를 묻지 말아요. 그건 나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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