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살아간다는

by lee

살아간다는 것이 문득 무서워질 때가 있다. 아무 일 없이 평온한 날들을 보내다가도 두려움이란 기분이 엄습한다.

나에게 그런 시간은 밤에 찾아온다.

자다가 이유없이 눈이 떠졌을 때, 아직 깜깜한 공기 안에서 창문 밖으로 겨우 비치는 옅은 빛에 기대 천장을 바라볼 때 나는 불연듯 무서워진다. 사실 상, 그 순간 두려울 이유는 없다. 따뜻한 집이 있고, 내일 먹을 음식이 있고, 할 일이 있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하지만 두렵다. 너무 두려워 사라지고 싶을만큼 무섭다. 그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알 수 없다는 것에 오는 것이다. 어제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없다. 두려움이란 아직 닥치지 않은 무엇인가에 대한 감정이다. 그리고 그것의 실체를 확인할 때까지 그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살아간다는 것이 두려운 사람에게, 그 두려움이란 얼마나 막연하고 거대한 것일까. 살아내야 하는, 남은 일생이 무섭다는 것이.

살아간다는 것은 두려움을 뒤집어 쓰고 아침을 맞이하는 것이다.


살아가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었다. 그래서 사라지고 싶을만큼. 하지만 내가 사라지면 슬퍼할 사람들을 생각하니 또 두려워졌다. 끝없는 두려움에서 나를 건져낸 것은, 그것은 사랑이었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을까?

가족을 사랑하고, 아이를 사랑하고, 반려동물을 사랑하고. 우리의 주변에는 사랑이 넘친다.

하지만, 사랑은 동시에 두려움이다. 애정하는 존재의 불안정함과 가변성에 기댄다면. 나의 노견을 바라보며 샘솟는 애정과 동시에 이별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삶을 건져내는 사랑은, 사랑은, 사랑은, 가족, 반려동물, 연인과 조금 다른 사랑이다. 그 사랑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사랑이다.

삶을 건져내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것에서 온다.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또는 처음부터 없어서 나중에도 없어지지 않을 ,것,에 대한 확신.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흔들리는 일인가.

매일 아침 눈 뜨며 달라지는 하루에, 기대하지 않은 사건에, 평안함 가운데서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예측할 수 없는 순간들에 흔들리는.

이토록 흔들리는 삶 속에 나를 세우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이다. 땅에 발을 디디고 서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힘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온 삶을 떠 받치고 그 위에 모래성을 쌓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까?


소망합니다.


모두가 사랑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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