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우, [사랑합니다, 고객님]
책을 전부 읽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당황스럽다는 것이었다. 소설의 초입을 읽을 때는 현대 사회 리얼리즘의 향기가 강하게 났다. 동시에 심리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책의 중반부를 넘어서 후반부에 도달하여, 주인공이 칼을 뽑아 들었을 때, 이번주 수업이 미스터리 문학이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동시에, 주인공이 죽인 여자가 사실 문제의 진상 고객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을 때 더욱 혼란해졌다. 내가 읽은 것이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심리 소설인지, 아니면 사실 미스터리 문학이었던 것인지. 내가 그저 소설을 제대로 읽지 못하여 미스터리한 부분들을 놓쳐버린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소설의 정체성 때문에 혼란스러웠다.
처음에는 소설이 용두사미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앞부분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뒷부분은 다른 의미로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을 들여 곱씹어 보니, 어쩌면 작가는 꽤나 훌륭한 선택을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은 생선을 팔던 어머니의 모습과 닮았으면서 동시에 대비된다. "아아, 나는 생선장수였구나." 라는 생각을 통해 그녀가 결국 비린내 나는 그 어릴적 그 공간과 상황, 가난함 또는 비극에서 벗어난지 못했음을 드러낸다. 동시에 "그러나 미친 손님에게 생선 대가리를 집어던지지도 못하는 생선장수였구나. 그렇구나."를 통해 그녀의 분노는 표출되지 못하고 쌓이기만 했음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분노는 진상 고객을 살해하고 자살을 하면서 폭발하게 되는데, 이때 그 분노의 방향성이 사실 잘못되었음과 이를 담담하게 드러내는 서술방식이 그녀의 살인극을 차갑게 보여준다. 딱히 큰 일이라는 느낌을 주지 못하여, 안타까운 한 인간의 발악은 그 마저도 사소하고 안타깝다라는 느낌을 주었다. 그렇기에 책의 말미에서 드러나는 약간의 하찮음에는 그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