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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육진심 Mar 05. 2024

부모와 아이 사이, '9가지 관계의 모습'

'9가지 부모자녀관계 양상'을 통해 나와 아이의 관계를 확인해 보세요.

오늘은 제가 연구한 '부모자녀관계의 9가지 양상'에 대해 설명해드리려고 해요. 



오랜 시간 부모와 자녀 관계를 관찰하고 분석하다 보니, 부모와 자녀가 단 하나의 관계만 맺는 것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관계의 모습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부모의 모습부터 아이가 부모에게 의지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규율을 가르치는 부모와 이에 순응하는 아이의 모습, 같이 놀이를 하며 친구처럼 하하 호호 웃는 모습, 때로는 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의견을 거부하는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픔과 고통을 나누고 진심으로 사랑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 등 


세상의 풍경이 단 하나도 같은 것이 없듯이 부모와 아이의 관계도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와 아이가 형성하는 관계의 모습을 9가지로 구분해서 연구했습니다. 


내가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궁금한 부모들을 위해 '9가지 부모자녀관계'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9가지 부모자녀관계는

'보호적 관계, 지도적 관계, 지지적 관계, 친교적 관계, 권위적 관계, 갈등적 관계, 의존적 관계, 치유적 관계, 심미적 관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9가지 부모자녀관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요. 

먼저, 9가지 중 부모와 자녀가 단 하나의 관계만 맺는 것이 아니라, 9가지 중 2~3가지만 맺을 수도 있고, 9가지 모두를 경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면적 부모자녀관계'라고 부르는 거죠. 

마치 다면체처럼 9가지 관계의 모습들이 모여서 부모자녀관계를 이루니까요. 


그러므로 다양한 관계를 골고루 균형 있게 이뤄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와이 사이에서 어떤 특정 관계만 집중해서 발달하고 있다고 생각되면, 건강하지 않은 관계(베드 핏)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죠. 


물론 '의존적 관계'와 '갈등적 관계'는 부정적 특성이 크기에, 아이와의 관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아이의 연령이 어릴 경우, 의존적인 관계도 맺게 됩니다. 


'갈등적 관계'는 분쟁을 잘 해결하면 건강한 관계를 이루는 지혜를 제공하다는 점에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필요한 관계의 모습입니다. '갈등적 관계'가 아예 없는 관계는 오히려 잠재된 문제가 있는 사이니까요. 


9가지의 관계 중 '나는 아이와 어떤 관계에 치중해 있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관계를 더욱 강화하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아이와 'Good Fit(잘 맞는 좋은 관계)'를 이루셨으면 합니다. 


그럼, 9가지 부모자녀관계를 하나씩 살펴볼게요. 


첫 번째로 '보호적 관계'입니다. 



'보호적 관계'란 부모가 자녀의 신체와 심리적인 건강을 지켜주고, 안전이라는 삶의 기본이 되는 아이의 욕구를 잘 충족시켜 주는 관계를 뜻합니다. 

부모와 아이 사이에 가장 기초가 되는 관계죠. 


대부분의 부모는 아이와 '보호적 관계'는 잘 맺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의 심리적 건강을 지켜주고 있는지는 신체와 달리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다음의 문항을 통해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체 문항 중 일부만 수록했습니다. 

나는 아이와 '보호적 관계'를 잘 형성하고 있나요? 

특히 영유아기에 '보호적 관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관계들도 건강하게 맺기 힘듭니다.  


과도하게 아이를 보호하려 하거나 아이에게 필요한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주지 않으면, 아이는 부모에게서 안전함을 느끼지 못하고 불안이 가중되니까요. 


부모와 '보호적 관계'를 잘 이룬 아이는 다른 사람을 돌보고 지킬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왜 이 관계가 부모와 아이 사이에 가장 기초적인 관계인지 이해되시나요?


다음은 '지도적 관계'입니다. 


예전에는 부모의 역할이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만 치중되었다면, 이제는 부모가 수행하는 역할의 영역이 매우 광범위해졌죠. 

부모가 아이의 연령과 발달 수준에 맞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가르치고, 아이는 부모의 지도에 따라 세상을 탐구해 가며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사이가 바로 '지도적 관계'입니다. 


저는 특히 아이의 '도덕성' 또는 '도덕역량'에 관심이 많은데요. 

이러한 도덕성의 경우 부모와의 '지도적 관계'의 영향을 매우 크게 받습니다. 

부모의 적절한 모델링이 아이의 도덕적인 능력과 힘을 키워주기 때문인데요. 


반대로 부모가 아이를 통해 배우는 기회를 얻기도 합니다. 자녀가 성장해서 성인이 되면, 아이가 부모에게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알려주기도 하니까요. 


다음 문항을 통해 나와 아이의 '지도적 관계'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아이와의 사이에서 '지도적 관계'가 너무 강조되면, 아이는 부모가 아닌 선생님과 같이 사는 기분이 듭니다.


모든 것을 가르치려는 부모가 나의 부모라면 어떨까요? 

아이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과 행동을 '자기 검열'하며 '혹시 잘못해서 지적을 받지는 않을까.'라는 걱정과 염려 속에 살지도 모릅니다. 


부모와 아이는 선생님과 학생처럼 공적인 관계가 아닙니다. 

아이는 부모 앞에서 실수나 잘못을 해도 이해받고 용서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부모와의 관계에서 자신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자존감'을 키울 수 있으니까요. 


특히 부모가 아이의 특정한 부분(예를 들어, 인지적 발달, 성적 등)에만 관심을 보이고 지도하면, 아이는 흔히 말하는 전인적 발달(모든 영역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골고루 발현할 수 있는)을 이루지 못합니다. 


만약 지나치게 '지도적 관계'에 치중하고 있다면, 아이가 부모와의 사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나머지 관계들은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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