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때때로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고 산다.
일종의 safety zone 같은 것일까.
온실 속에서 자란 식물들은 찬 공기에 유독 취약하다.
산들바람에도 쉽게 상처를 받고, 풍파를 이겨내는 법을 배우기 어렵다.
그래서였을까.
어릴 때부터 나는 복에 겨운 생각을 많이 했다.
엄청난 부자는 아니었지만
하고 싶은 것을 웬만하면 다 시켜주시고
무엇이든 응원해주시던 부모님 덕분에,
나는 많은 것을 누리면서 자랐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는 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그것은 절박함과 간절함이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남들보다 정말 앞서고 싶었고,
누구보다 성공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늘 미안했다.
남들과 끊임없이 비교하진 않았다.
그저 내가 스스로에게 그어둔 기준선이 유난히 높았던 것 같다.
이런 생각 속에서 난 늘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었다.
중학교 1학년 방학, 혼자 아이비리그 투어를 신청해 떠났고,
성인이 되자마자 혼자 호주로 떠나기도 했다.
물론 전자는 패키지 여행이었고,
후자는 시드니에 사는 이모 덕분에
어느정도 안전 장치가 마련된 선택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내가 아니었다.
본과에 들어가기 전, 한 달쯤은 완전히 타지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여자 혼자 떠나려고 하니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여러 기준을 하나씩 지워가며 고민한 끝에
마지막으로 남은 곳이 바로!
캐나다 밴쿠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