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실존주의적 어제, 오늘, 레이먼드 카버

by Josh

오늘은 조금 이상한 하루였다.

어렸을 때, 사촌 누나와 놀이공원에 간 적이 있다. 누나는 헬로키티를 좋아했고, 나는 별 관심이 없었다. 놀이공원에는 헬로키티 코너가 있었고, 누나는 가방과 셔츠와 머리띠까지 전부 갖추고 있었다.

입장을 통제하는 직원은 그것들을 하나씩 짚으며 칭찬했다. 어디서 샀는지도 물었다. 누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했고, 직원은 놀라워하며 잘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 직원이 하루에 몇 번이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줄의 맨 앞사람이 바뀔 때마다, 그는 똑같이 누군가의 헬로키티 출신을 확인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헬로키티가 있었다. 헬로키티는 우리에게 와줘서 고맙다고 했고, 누나가 하고 있는 자신의 굿즈를 하나하나 칭찬했다. 자신을 좋아해줘서 기쁘다고, 우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이 힘내서 살아가자고도 했다. 그리고 포옹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멀찍이 서 있던 나도 불려가 포옹을 했다.

나올 때 직원은 사진을 권했다. 가격은 3만 원이었다. 누나는 이미 충분히 행복했으니 괜찮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 돈으로, 내 사진을 제외한 사진을 샀다.

애정도 아니고 박애심도 아니었다.

그저 그런 순간에는, 누군가는 무언가를 채워 넣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목줄을 한 고양이를 두 마리 봤다.

한 마리는 강아지처럼 산책을 하고 있었고, 다른 한 마리는 편의점 앞에 묶인 채, 시체처럼 늘어져 자고 있었다.

야외 활동이 많았던 날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하루에 두 번이나 그런 장면을 본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내가 조금 어긋난 세계에 들어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현실적인 설명은 있다. 산책하는 고양이도 있고, 가게에서 키우는 고양이도 있다.

그래도 잠깐은, 세계가 살짝 비틀린 것 같았다.

그런 세계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A는 어떤 물건을 사도 단번에 고르지 않는다. 여러 개를 오래 들여다보고, 미묘한 차이를 찾아낸다.

“봐, 얘는 눈이 조금 더 크고, 테두리가 두껍잖아.”

그렇게 말하는 순간, 공장에서 찍혀 나온 물건들은 하나씩 유일한 것이 된다.

마법이 별거인가.

A는 실존주의적 마법으로 공산품을 수공예품으로 바꾼다.

그 덕분에 그의 인생은 조금 더 풍성해진다.

오늘은 울었다. 몇 번이나, 산발적으로.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에 나오는 맹인이 계속 떠올랐다.

“괜찮아, 자네. 나는 다 괜찮아.”

그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양을 삼키고, 자신을 죽여야 했던 쥐도 떠올랐다.

사실 그 장면들을 읽을 때 울었어야 했다. 울고 싶었지만 울지 못했다. 나는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사람이다. 하지 않는 게 아니라, 할 수 없는 쪽에 가깝다.

작년 이맘때도 화장실에서 울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늘도 화장실에서 울었다.

목줄을 한 고양이를 두 번이나 본 날이다.

이 정도면, 울어도 이상하지 않은 날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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