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와 만났다. 그의 아버지는 3성 장군이고 어머니는 교수이며 그의 명의인 아파트만 5채이고 CMA계좌에는 내가 눈으로 확인한 것만 20억이 있다. 나와 그가 있는 조직에서 그는 처음부터 중용받았고 그의 라인은 반영구적으로 우리 조직을 지배했으며 그는 라인에서 실세였다. 그의 라인이 무너진지 2년차, 우리의 조직에서 그는 박해받고 한직을 전전하고 인사상의 각종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고 그동안 꼬였던 파리들에게는 예수보다도 많이 부정당해오고 있으며 더불어 20년이 넘는 세월이 넘게 지배해오고 동시에 지배당하던 그런 본인의 인생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다. 20년동안 이 조직에서 고뇌하고 성내고 소진한 걸 이제사 조금 멀리서 관조해서 보니 아무것도 아닌 거 같다는 게 어떤 박해보다도 더 뼈아파 보인다.
나는 W와 가장 친하다. 나는 베드로처럼 W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로마에서 거꾸로 메달려 죽은 베드로처럼 어쩌면 더 가혹하게 박해받고 있다. W는 그걸 미안하게 생각하지만 나는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 나는 아직도 계속해서 W와 극히 친밀한 걸 앞서 떠들고 다니고 그로 인한 불이익을 감수한다. W 정도의 부를 가지고 있지는 않아도 사실 잘려도 상관이 없다. 다만 폐족이 된 것 같은 느낌은 든다. W는 찬탈당했고 능지형이나 거열형이 진행 중이고 구족을 멸했으며 나는 구족 중 아홉번째 족속은 되는 것 같다. 엊그제 W를 다그쳐서 내가 다니고 있는 이라부에게 데리고 갔다. 비보험으로 각종 검사를 받고 진단서를 받아서 휴직계를 낼 것이다. W는 의사에게 넌지시 진단서를 위한 수백만원의 제안을 했지만 이라부는 그 돈을 나나 가지라고 했고 나는 그런 것 필요없이 나보다도 제정신 아닌 W의 우울증 진단서를 확신한다고 답했다.
1만엔 원년의 풋볼의 다카처럼 심신이 미약하면 자기파괴의 욕구가 생길 수도 있는 법이다. W는 그래서 정략결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W가 이성애자는 절대 아님을 안다. 그는 형제가 사망하여 무녀독남이고 인생의 끝자락에서 부모는 여전히 마지막 남은 자녀의 결혼을 원한다. 실각 후 박해의 기간 중에 W는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자기파괴의 은밀한 목적으로 거기에 응하고는 식이 열리기 전까지 지금도 죽도록 후회하고 있다. 여자는 그의 집안 재산을 알고 있고 W를 알기 전부터 부모간의 연줄을 이용해 W의 부모에게 접근해 눈웃음과 연기를 팔았다. 그리고 세 번을 카페에서 만나고 날짜를 잡았다.
여자도 그것이 정상적인 결혼생활이 될지 아는지 모르는지는 모르겠으나 W의 말에 의하면 지능이 낮은 편이고 사치를 좋아하고 허영심이 강하다고 한다. W의 차선책은 결혼식을 올리고 재산을 지켜내면서 멋대로 행동해 이혼을 당하는 것이라고 한다.
(주)현시점 W에게는 욕 박고 헤어졌다. 이건 다음에 쓰기로 한다.
고독사를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불현듯 떠올랐다. 고독사가 임박해지기 전 야구르트나 신문이나 우유 같은 걸 정기구독해두면 되지 않을까. 우유가 쌓이고 신문이 쌓이면 우유 배달부든 신문 배달부든 야쿠르트 아줌마건 그 중에서 오지랖 혹은 타인에 대한 친절이 남아 있는 사람이 경찰서에 신고라도 해주지 않을까.
대신 죽어도 밀린 우유와 신문과 야쿠르트에 대한 결제는 꼭 부탁한다는 글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있어야겠지. 여유가 있다면 신고를 해준 사람에게 소정의 감사금을 봉투에 넣어두어도 좋을 일이다. 집은 가능하면 빌린 집이 아니고 자가여야겠고, 고독사 현장 청소 업체 용역비를 대강 계산해두고 거기에 대한 금액과 사용처도 기재해두면 되지 않을까.
너는 나를 점찍어두고 호의와 편의를 베풀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그건 너가 말한 처세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매일 새벽 조깅을 하면서 나는 너의 처세에 대해 꽤나 높은 빈도로 생각한다. 그 생각이 떠오르면 화가 나서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된다.
너는 내가 절연을 암시하고 다섯 번 정도 나를 낀 술자리를 만들었지만 한 번도 응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부모님 한분이 돌아가시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곳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그 결핍을 채우려고 하고 타인들에게서의 인정에 발버둥쳐오고 있는 것을 한때 측은하게 생각했었지만 이제 나는 그 정도의 심적 여유가 없다.
다시말해 나는 너가 말한 그 처세를 혐오하게 되었다. 호의와 편의와 각별한 애정이 그 처세의 일부이기 때문이었던 것도 혐오한다. 나는 너의 비뚤어진 공명심을 가증스럽게 여긴다.
사람들과 술을 많이 마시고 선물을 하고 술자리에서 숟가락과 젓가락과 휴지 제공에 힘쓰는 것으로 성공을 바라는 너를 생각하면 메슥거리게 되었다. 가슴아픈 일이지만 기회가 된다면 나는 너의 처세가 맺은 과실을 짓이길지도 모른다. 그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