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와 곰이 많은 테마파크에 다녀왔다. 그녀는 털이 많이 난 포유류라면 모두 사랑하는 것 같다. 다만 요즘 친구들이 다 그렇지 않나. 개, 고양이, 족제비, 토끼.. 털 많은 인간은 호불호를 크게 타지만 말이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의 진본 중 하나가 의외로 한국의 어느 뜬금없는 곳에 있다는 건 어디에선가 들어 알고 있었는 불곰과 반달곰이 다수 있는 충남의 한구석에 있는 건 그날에서야 알았다. 이곳을 만들고 죽은 사람의 옛날 럭셔리카들도 있는 걸 보면 벌써부터 이름은 기억도 안나지만 돈으로 방구깨나 뀐 사람인 것 같았다.
곰들은 아마도 제일 화목하게 섞일 수 있는 기준으로 몇 개의 우리로 분리되어 한 컵당 2천원에 파는 당근이나 도토리가루 만쥬 따위를 능숙하게 받아먹는 것으로 끼니를 떼우거나 시멘트 움푹 파인 곳에 틀어둔 물가에서 똥을 싼 엉덩이를 닦을 겸 목욕하고, 손을 들거나 눕기만 해도 쏟아지는오지랖 넓은 사람들의 탄성들에 익숙해지며 살고 있었다. 아마도 나보단 잘 사는 것이겠지. 무던하게 보다가도 어느새 다섯 컵의 만쥬와 당근조각을 던져주고 왔다.
아무도 몰래 한푼 한푼 사고 팔고 해두는 주식이 어느새 크고 멋진 푸드트럭 사고도 남을 돈으로 불었다. 이미 나는 미치광이 전략을 쓰고 홀든 콜필드임을 참칭하며 멋대로 살기 시작해왔지만, 이제는 정말로 아무 트리거나 누군가 촉발하면 당장 직을 면하고 연고가 있는 A국으로 이민 가서 거기에 흔하지 않은 호떡이나 붕어빵을 구워도 되겠다는 생각에 점점 더 '조직친화적'인 연기는 포기하고 있다. 아무렴, 내 눈은 바깥보다 안을 보통 주시하고 있다.
곰을 보고는 천안의 성심당이라는 데에 갔다. 운좋게 줄서서 사는 빵이 나오는 마지막 타임에 걸치게 되어, 괜한 행운감에 들떠 그 빵을 잔뜩 샀다. 맛이 독특하긴 했는데 이건 술빵에 달고나 크러스트를 얹은 것 같다. 지난주엔 속초 중앙시장에 술빵 사는 줄이 그렇게 길더라니. 엄마 아버지의 고향에서 술빵은 흔하고 또 쉽게 만드는 거였는데. 엄마한테 술빵이나 만들어 달래야겠다. 그리고 달고나를 얹어 오븐에 데워내야지. 그러면 천안에는 굳이 안 가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