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서 혹은 사랑해서
아빠의 항암치료는 기적적으로 잘되고 있었다.
그래, 이것 봐! 우리 가족의 사랑이 아빠를 살릴 거야!
암세포의 수도 많이 줄고 있었다.
줄어든 암세포의 수만큼 아빠의 체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계단에서 구르기 일쑤였고, 점점 더 많이 말라갔다.
엄마에게 화를 내고, 나에게 하지 않던 말을 했다.
어쩌면 아빠는 우리를 위해 살고 싶었는지 모른다.
남은 우리가 걱정되어서..
어느 날 내가 화를 참지 못하고 아빠에게 화를 냈다.
그 후로는 아빠와 소통을 하지 않았다.
미워서였을 수도 있고, 나와 대화하는 아빠가 자꾸 화가 나니 더 안 좋아질 수 있겠다 싶은 어린 마음에서..
그 후로 아빠는 더, 더 말라갔다.
음식도 더는 가리지 않았고. 먹고 싶은 음식을 참지 않으시고 한 입 드시고는 못 드셨다.
아빠가 보고 싶어서 강아지를 보려고 산 홈캠으로 아빠를 보았다.
방에서도 아빠를 지켜보고, 밖에 나가서도 아빠를 지켜보았다.
아빠가 밉지만 너무 보고 싶어서..
그러나 다가갈 수가 없었다.. 왜였을까?
대체 나는 왜 단, 한 번을 아빠에게 지고 싶지 않았을까?
그때, 아빠에게 미안하다고 꼭 안아줬으면 어땠을까?
우리 아빠는 너른 품으로 나를 꼭 안아줬겠지..
아빠는 다 잊어버려, 괜찮아 우리 딸 했겠지…
점차 좋아짐에 웃던 아빠의 미소가 그립다…
내게 늘 웃어주던 아빠가 너무 그립다…
아빠가 많이 많이 보고 싶을 거다.
아빠가 없는 이 남은 생을,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아빠와 싸웠던
그 차 안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숨을 한번 들이마시고, 웃으며
아빠 미안해, 사랑해-라고 말해줄 거다.
부족한 딸을 부디 용서해 달라고 그리고 너무나도 고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