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쓰라-태프트 밀약(1905)에서 출발해 오늘까지 미(USA)제는 우리를 120년 동안 직간접으로 조종·지배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로 가는 길을 열어젖혔고, 일제 패망 이후 군정을 실시하면서 분단을 기획하고 내전을 유도했다. 그중 단연 야비한 범죄는 군정 자체였다. 미군정은 일제 조선총독부 체제 몸 위에 미(USA)제 식민 통치 체제 머리를 장착함으로써 중첩 식민지 대한민국 기조를 구축했다. 그 기조가 이승만 계열 특권층 부역 집단을 조직·양성해 온 결과, 마침내 2024년 12월 3일 친위쿠데타와 2025년 5월 19일 현재 지속 상태에 이르렀다.
나아가 이 상황을 이용해 대한민국을 패권전쟁 기지로 삼으려 망동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대한민국을 가리켜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이라 표현했다. 대한민국을 식민지로 여기지 않는 한 이런 발언을 할 수 없다. 무기탄 대선 개입이며 단도직입 내정간섭이라는 사실은 저들에게 얼마나 우스운가. 의도된 무지로 무장한 내란 패거리는 성조기에 일장기까지 들고나와 이 협잡을 한껏 부추긴다. 지난주부터는 집회 장소까지 날치기해 광분한다. 지구상 유일한 중첩 식민지인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살풍경이다.
나는 미도산 중턱에서 동남쪽으로 빠져 내려와 고개를 넘는다. 촛불행동이 교대역으로 쫓겨와 집회를 열기 때문이다. 촛불행동 공동대표인 분이 주한미군 사령관 망언에 대해 연설한다: 그 망언은 당선 유력한 특정 후보에게 가하는 명백한 협박입니다! 그렇다. 성조기 들고 설치는 떼거리 ‘거룩한’ 신조는 스톡홀름증후군에 지나지 않는다; 신앙 차원으로 타락한 노예 본성일 뿐이다. 아스팔트 위에서 찬비를 맞아가며 굴기하는 저항 없이는 한 찰나나마 제 의지로 제 삶을 살 수 없는 운명이 식민지 민중을 결박하고 있다. 함성으로 한숨을 날려본다.
오늘로 스물다섯 번째 광장에 선다. 비정기 집회 포함 스물다섯 번이었던 박근혜 탄핵 집회 때와 같다. 이번에는 여기서 멈추면 안 되겠다. 이 내란 세력이 그 국정 농단 세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을 지니고 단말마 준동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저격 목적으로 사정거리 2km인 총을 구매했다는 첩보가 날아들 정도니, 유세장에 방탄유리를 설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나라가 극단으로 망가졌을까. 아니다. 중첩 식민지 허울 대한민국 민낯이 남김없이 드러나고 있을 따름이다. 끝장 보자 다짐하며, 눈물비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