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위로와 응원
설 연휴가 끝났다.
작년에 비해 많이 간소화되어 몸이 피곤하거나 바쁜 일은 그리 없었지만 그래도 정신적 스트레스마저 벗어날 수 없었다.
참, 가까워지는 것 같으면서도 가까워지기 어려운 관계.
스트레스에는 역시 매운 음식이지.
마트에서 구매한 닭다리살과 북채를 한 팩씩 꺼낸다.
북채는 사선으로 칼집을 내어준다. 사이사이로 양념장이 잘 스며들 수 있게.
대파와 양파, 당근을 깨끗하게 씻어 한 입 크기로 잘라낸다.
아, 고구마도 넣을까?
시부모님께서 수확하신, 내 팔뚝만큼 커다란 고구마도 하나 꺼내 역시 한 입 크기로 손질한다.
팔팔 끓는 물에 닭을 넣어 한 번 부르르 끓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차갑게 헹궈낸다.
반찬통을 하나 꺼내 양념장을 만든다. 넉넉하게 만들어뒀다가 다른 요리에도 써야지.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마늘고추장을 듬뿍 덜어내고, 굴소스를 살짝 넣어준다.
한국인은 역시 마늘이지, 추가로 냉동마늘을 넣어준 후 홍시맛이 나는 귀한 소주를 쪼르르 넣어준다.
골고루 잘 섞어 손등에 톡 얹어 맛을 본다.
오! 왜지? 왜 맛있지?
냄비에 한 번 끓여낸 닭고기를 곱게 펴고 양념장을 턱턱 발라낸다.
닭고기가 잠길락 말락 할 정도로 물을 넣고 뚜껑을 닫아 센 불에서 끓인다.
냄비뚜껑이 들썩들썩거리며 끓으면 준비해 둔 당근과 고구마를 넣어 한 번 더 보글보글 끓인다.
중불로 줄이고 양파와 대파를 넣어 뚜껑을 닫은 후 양념장이 고기 속까지 잘 스며들게 기다린다.
매콤한 향기가 집을 가득 채운다.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다.
아이들이 맛을 보고 싶다며 성화를 부리지만 오늘의 요리는 연휴 내내 몸도 마음도 바쁘게 지낸 남편을 위한 것이다.
남편에게 제일 먼저 대접해 주려고 한다.
퇴근 후 맛있는 저녁을 맞이할 남편의 얼굴이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