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주일보 Apr 04. 2024

제주도민들에게 항공은 대중교통인데…

강재병 편집국 부국장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얼마 전 발간한 정책연구(7호)에는 도서지역 등 특정 지역 주민들의 항공요금을 경감해 주는 해외 국가들의 주요 사례가 소개됐다.




스페인의 영토 중 이베리아반도 이외의 대표적인 지역으로 지중해의 발레아레스제도, 아프리카 서안 대서양의 카나리아제도, 아프리카 대륙 내에 위치한 세우타와 멜릴라 자치시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본토 외에 다양한 영토가 있어 해양 지역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페인 정부는 국영 항공사인 이베리아항공을 통해 4개 지역에 거주하는 스페인 국민 등을 대상으로 이베리아 본토를 여행하는 경우 최대 항공운임의 75%를 할인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내륙 고지대와 섬지역 등 외곽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건강, 교육, 레저와 같은 필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글래스고나 에든버러 등 경제·행정 중심지에 접근하기 위해 지불하는 높은 항공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운송전략의 하나로 항공료 할인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할인 대상은 도서지역인 쉐틀랜드, 웨스턴 아일즈, 아일레이, 쥬라 등 섬지역과 케이스네스 등 북부 고산지대 거주민이며, 해당 지역에서 스코틀랜드의 4대 공항인 글래스고, 에든버러, 에버딘, 인버네스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대상으로 항공료의 50%를 할인해 준다고 한다. 




호주의 최대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은 퀸즈랜드, 노던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의 일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항공운임의 최소 20%, 최대 30%를 할인하는 제도를 운영한다. 




국내 항공사에서도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항공요금을 일부 할인해 준다. 하지만 해외 사례들과 비교하면 매우 부족하다.




공항의 수입원은 항공사와 공항 입점 사업자의 시설 임대 수입, 공항 이용료와 주차장 사용료 등 시설 이용 수익, 항공사들이 지불하는 착륙료, 정류료 등이 있다. 제주도민들 역시 공항을 이용할 경우 공항이용료를 지불한다. 




제주도민들에게 항공은 필수재이며 사실상 대중교통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도민들은 육지로 나가기 위해서는 거의 대부분 공항과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다른 지방 국민들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중앙정부의 특별한 지원 대책에서 오히려 소외되기도 한다.




최근 국내 여행비 지원에서 제주도는 제외됐다고 한다. 명절 기간에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혜택을 주지만 제주도는 적용되지 않는다. 명절에 육지에 있는 가족들이 고향 제주를 방문하려면 그야말로 큰맘을 먹어야 한다.




제주도의회는 ‘제주도민 이동권 보장을 위한 항공료 부담 경감 방안’에서 “섬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와 사회가 제공하는 동일한 편익을 누리기 위해 공항 이용료를 포함한 항공료라는 현저히 다른 수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은 수평적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후보들마다 제주도민을 위한 수많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총선 후보 7명의 선고공보를 보면 도민들의 대중교통이라고 할 수 있는 항공료와 관련된 내용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제주도민들의 자유로운 이동권을 보장하고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항공료, 공항 이용료 등과 관련된 정책들도 제주의 국회의원이라면 충분히 고민해야 봐야 할 사안이다. 국민의 자유로운 이동권은 기본적인 권리다. 


작가의 이전글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손짓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