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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Apr 04. 2024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손짓한다

김승종 논설실장



4월 제주를 대표하는 색(色)은 무엇일까.




제주도민들은 4·3의 아픔을 상징하는 동백꽃의 붉은색, 그리고 제주의 봄을 아름답게 수놓는 왕벚꽃의 하얀색과 유채꽃의 노란색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섬 속의 섬’ 가파도를 도화지 삼은 청보리 물결의 초록색도 제주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13회 가파도 청보리 축제’가 오는 6일부터 28일까지 매주 토·일요일에 가파도 일원에서 열린다. 이 청보리 축제는 2009년 제주특별자치도가 도서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가파도 방문의 해’를 지정하면서 처음 열렸다. 그 후 매년 개최되다가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 동안 중단됐고, 지난해는 축제가 재개됐으나 축소 운영됐다.




비로소 올해 4년 만에 청보리 축제가 제 모습을 갖추고, 가파도의 자연과 문화를 한 몸에 느낄 수 있도록 열리게 된다. 




방문객들이 선박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축제 기간에 정기여객선도 17편 증편 운항된다.




▲모슬포와 국토 최남단 마라도의 중간에 위치한 가파도는 제주도의 부속 섬 중 우도와 하추자도, 상추자도에 이어 네 번째 큰 섬이다. 섬의 최고 높이가 20m밖에 안 될 정도로 평평한 지형으로 우리나라 섬 중에 해발 고도가 가장 낮다. 이 같은 지형적 이유로 인해 작은 섬이지만 18만평에 이르는 청보리밭이 드넓게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가파도는 ‘가을파지도’, ‘개파도’, ‘개파’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섬 전체가 덮개 모양이라고 해서 ‘개도’라고도 했다. 지명 유래는 섬이 가오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 파도가 섬을 덮는다 또는 물결이 더한다는 뜻이라는 설 등이 전해진다.




제주에 표류해 왔던 네덜란드인 하멜이 귀국한 후 쓴 ‘하멜표류기’에 제주도를 ‘케파트(Quepart)'라고 소개한 것도 가파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가파도는 윗마을 ‘상동’과 아랫마을 ‘하동’을 연결하는 마을 안길과 해안선 따라 도로가 조성돼 있는데, 이 길은 올레길(10-1) 코스다.




이 올레길을 걷다 보면 봄바람에 살랑이는 청보리 물결과 섬을 둘러싼 푸른 바다 너머로 제주 본섬과 마라도, 한라산과 산방산, 송악산, 군산 등이 손에 잡힐 듯 한눈에 들어온다.




경기 불황과 고물가·고금리에 지친 일상을 가파도 청보리로 씻어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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