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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Apr 18. 2024

윤 대통령 총선 관련 발언과 ‘불편함’

김승종 논설실장



‘말은 마음의 표현이다. 마음속에 있는 뜻을 진실하게 전하는 것이 근본이다. 지나치게 꾸미는 데 집중하면 뜻은 사라지고 겉치레만 남고 만다. 말을 많이 하려고, 꾸미려고 노력하지 마라. 진실한 마음이 전달되면,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


고전연구가 조윤제의 저서 ‘우아한 승부사’에 실려 있는 글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신언불미 미어불신(信言不美 美言不信), 믿음직한 말은 꾸밈이 없고, 꾸미는 말은 믿을 수 없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말이 진실하고 솔직하면 서로 소통이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말은 어떻게 들어야 할까.




조윤제는 ‘청이득심(聽以得心)’을 말한다.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경청(傾聽)해야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모른다.’는 ‘대학’의 글을 인용하면서 경청하는 자세야 말로 상대방과의 공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22대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후 6일 만인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총선 참패와 관련한 발언이 논란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을 통해 나타난 민심을 우리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더 낮은 자세와 유연한 태도로 보다 많이 소통하고 저부터 민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취임 이후 지난 2년 동안, 국민만 바라보며 국익을 위한 길을 걸어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큰 틀에서 국민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세심한 영역에서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서 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국민의 삶을 더 적극적으로 챙기겠다.”라고도 했다.




그런데 몇 시간 후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비공개 국무회의와 참모 회의에서 ‘저부터 잘못했다. 국민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생중계된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 발언이 총선 민의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강하게 제기되자 비공개회의 발언을 추가로 공개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처음부터 그동안 국민들을 화나게 했던 사안들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했다면 조금이나마 낫지 않았을까 하는 불편함이 가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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