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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Jun 13. 2024

젊은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가짐

강근형 제주대학교 명예교수/논설위원



이번 시론에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가 문득 요즘 젊은이들인 MZ세대에게 인생의 길을 가면서 지침이 될 수 있는 마음가짐에 대해 몇 마디 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스승에게서 받은 가르침이 오늘의 젊은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필자는 대학에서 좋은 은사님들을 여럿 만났다. 그중에서도 석사 지도교수였던 이상우 교수님은 한결같은 학자의 길을 걸어오셨다. 대학을 은퇴한 이후에는 한림대학교 총장을 지내셨고, 대통령 자문 21세기 위원회 위원장, 국가안보총괄점검회의 의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의 호를 따서 만든 제자들의 모임인 반산회(盤山會) 멤버들에게 늘 강조하셨던 몇 가지 인생의 지침을 오늘의 젊은이들에게도 들려주고 싶다. 




첫째, 자존(自尊)의 마음가짐이다. 자기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존심이 나의 평생을 이끄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갑 때쯤과 생을 마칠 때의 자기 모습을 그려보면서 자기상(自己像)을 사랑하는 마음, 그 상에 흠이 가지 않도록 아끼는 자존의 마음가짐을 굳히라고 했다.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남이 보거나 말거나 자기상을 지키기 위한 행위 선택을 한다. 자기가 사랑하는 자기상에 흠집을 내는 행위는 절대로 행하지 않는 자제력을 가지게 된다. 




둘째는 나를 다듬는 수기(修己)의 마음가짐이다. 자기를 다듬는 일을 한시라도 놓지 말고 꾸준히 펼쳐 나가라고 했다. 주체적 삶이란 하루하루가 자기 수련으로 이어지는 수기의 연속이다. 마음가짐을 다듬는 작업은 끝이 없다. 배우며 익히고, 고치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다. 배움은 어디서나 가능하다. 앞서가는 사람이 잘하는 일을 모방하면 되고, 남이 잘못하는 것을 보면 피하고 교훈을 얻으면 된다. 배우고 나를 다듬는 일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다듬으려는 마음이다. 이 마음만 가지면 조그마한 기회에서도 배움을 얻고 그 배움으로 나를 다듬어 나갈 수 있다.




셋째는 순리(順理)의 깨달음이다. 사람은 자연의 일부이다. 대자연에는 자체의 질서가 있고 사람은 그 질서를 어길 수 없다. 즉 순리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다른 사람, 다른 생명체와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다.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 흐르는 물을 거슬러 억지로 올라가려 하면 무리를 범하게 된다. 그래서 노자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강조했다.




넷째는 위공(爲公)에 힘쓰라는 것이다. 사람이 혼자가 아니고 공동체를 이루고 살게 되면 공동체의 규범을 따르고 공동체의 이익을 개인의 이익에 앞세워야 할 때가 많다. 즉 ‘선공후사’의 마음가짐을 가지라는 것이다. 우리 정치인들이 공익보다는 자기 정파의 이익을 앞세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임을 알았으면 한다.




다섯째는 박애(博愛)의 마음가짐이다. 예수님이 ‘서로 사랑하라’  라고 가르친 것처럼, 우리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모든 생명체가 이러한 사랑의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면 다 잘 살 수 있게 된다. 즉 넓은 사랑의 마음 ‘박애’의 마음가짐이 사람 사는 세상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마음가짐을 갖추게 되면, 젊은이들이 이 나라를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어 가는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이 가르침을 지키며 살아보려고 애썼지만, 제대로 힘썼는지 확신할 수 없다. 특히, 늘 힘쓰고 나를 다듬는 ‘수기’의 마음가짐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글을 읽는 젊은이들은 부디 이를 참고해 자신의 인생을 보람 있게 가꾸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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