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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딸 오예진 ‘금빛 총성’

by 제주일보

김승종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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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딸 오예진(19)이 파리올림픽 사격 종목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지난달 28일 프랑스 샤토루 CNTS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정상에 우뚝 선 것이다. 그것도 243.2점이라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 전 세계에 새로운 사격 여제의 탄생을 알렸다.




▲오예진은 예선에서 전체 1위 헝가리의 마요르 베로니카와 582점 동점을 기록했지만 엑스텐 개수에서 밀려 2위로 결선에 진출, 선전을 거듭한 끝에 마침내 금메달을 따냈다.




오예진이 사격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진종오 선수 이후 8년 만이다. 공기권총 부분에선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금메달이다. 제주 출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 종목의 강민호에 이어 두 번째이고, 개인 종목 선수로는 남녀 통틀어 처음이다.




오예진의 깜짝 우승은 한국 사격팀에 자신감을 불어넣었고, 다음날 반효진이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는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오예진은 표선중 2학년 때 친구를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사격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제주여상 재학 당시 고등부로 출전한 9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 특급 유망주로 떠올랐다. 작년 2월과 11월에 열린 국제사격연맹 자카르타 월드컵대회와 창원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올해 2월 파리올림픽 사격 대표선수 선발전에서도 1위에 올라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오예진은 국제대회 출전 경력이 적기 때문에 파리 올림픽 직전 세계 랭킹 순위가 35위에 그쳐 특별히 주목받지 못했지만 한국 사격대표팀은 내심 큰 기대를 걸었다고 한다.




한국 대표팀은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오예진에 이어 김예지가 은메달을 차지, 기쁨은 두 배가 됐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함께 오른 건 2012년 런던올림픽 50m 권총 금·은메달의 주인공인 진종오, 최영래 이후 12년 만이다.




▲그는 금메달 수상 후 인터뷰에서 “여기(파리) 오기 전부터 결선 마지막 발을 쏘고 금메달을 들고 환호하는 걸 계속 상상했다. 그게 실제로 이뤄지니까 정말 기쁘다”고 했다.




그의 담대심소(膽大心小)한 성정이 향후 미래를 더욱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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