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운 시인·수필가
“선생님들 이제 우리는 5억 3천만 년 전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완벽한 속살을 최초로 드러낸 대자연의 신비를 온 몸으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대금굴로 향했다. 작년에 거의 세계 최대라고 할 수 있는 장가계의 석회동굴을 가본 적이 있고, 또 전에 우리나라의 유명한 석회동굴들을 몇 차례 구경한 경험이 있던 터라 그냥 무심히 들어 넘기면서 대금굴 체험에 나섰다. 그런데 동굴 초입부터 많이 달랐다. 소위 첨단 이동 수단이 동원되었다. 최신 모노레일을 타고 산 위로 이동했다.
대금굴은 삼척시 신기면 대이리 산 117 일원에 분포한 석회동굴이다. 조사 결과 5억 3천 년 전 땅 속 금강물이 빚어낸 신비의 황금동굴로 밝혀졌다. 우리 일행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치된 모노레일을 통하여 동굴내부 140미터 지점까지 들어가서 동굴내부 약 1.3 Km를 도보로 관람할 수 있었다. 한 명의 해설 가이드가 50여명의 관람객에게 개인별로 배부된 헤드셋을 통해 내용을 설명하며 인도했다.
대금굴은 비교적 최근인 2003년 2월 25일에 발견되었고, 2006년 6월 20일에 대금굴이라 명명되었다. 이 명칭은 반짝거리는 황금색의 화려한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 신비롭고 아름다운 동굴생성물들로 가득하여 대금(大金)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4년 동안 조사와 시설을 완비하여 2007년 6월 5일에 일반에 개방되었다. 현재 하루 총 18회에 걸쳐 예약된 관광객에 한해서만 610m 길이의 모노레일을 통해 관람이 허용되고 있다.
모노레일에서 내리는 순간 천지를 진동시키는 웅장한 폭포소리에 단연 압도당했다. 동굴 속에서 높이 8미터의 웅장한 폭포가 엄청난 수량으로 거대한 포효 속에 떨어지고 있었다. 내부 관람로는 모두 철제 계단 등으로 설치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동굴은 제주도의 대부분 지역에서 관찰되는 용암동굴, 육지 대부분의 석회동굴, 그리고 바닷가에 발달한 해식동굴 등으로 구분한다. 석회동굴은 가장 많이 알려진 카르스트지형으로서 규모와 내부구조가 매우 다양하다. 지표면 아래 석회암 내부의 절리와 층리면을 따라 이루어지는 용식(溶蝕) 작용으로 인해 크고 넓은 공동이 생성되면서 만들어진다. 대금굴과 같은 석회동굴은 지표수가 지하로 스며들어 그 물이 낮은 위치의 출구를 통해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통로로서 형성된 지형이다. 석회동굴은 최초에 지하수위 밑에서 발달하기 시작한다. 절리 등 균열이 많은 부분을 따라 흐르는 지하수는 틈이 넓어지면 서로 결합하여 큰 구멍을 형성한다. 이러한 구멍을 채우는 지하수는 천천히 흐르면서 초기 단계의 동굴을 만들어낸다.
대금굴은 4개의 폭포와 종유석, 석순, 석주, 동굴산호, 동굴진주 등 다양한 자원이 태고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연장 60m와 30m, 수심 8∼9m의 동굴호수가 발달되어 있으며, 출처와 연장을 알 수 없는 다량의 동굴하천이 빠른 유속으로 용출되고 있다. 특히 대금굴 내 물이 흐르는 바닥 위에 작은 호수가 새로이 형성되면서 방해석의 침전으로 만들어진 휴석소는 마치 계단식 논밭처럼 독특한 경관을 자아내고 있었다.
관람을 하면서 자연 130여개의 제주 용암동굴에 대해서도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제주도는 2007년 우리나라 최초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제주화산섬과 용암동굴 (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등재된 곳은 한라산천연보호구역, 성산일출봉, 거문오름용암동굴계로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10%를 차지한다. 2021년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고, 2023년 가야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총 16건(세계자연유산 2건, 세계문화유산 14건)의 세계유산이 등재되었다.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거문오름에서부터 북쪽 해안으로 내려가면서 생성된 웃산전굴, 대림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까지 약 12㎞를 말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의 형성 시기는 20만 년 전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2020년 6월 17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 형성 시기가 8000년 전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존 연구보다 최소 19만2000년이나 젊어진 것이다. 새로운 연대측정법인 우라늄-토륨(U-Th)/헬륨(He) 연대측정법을 사용한 결과였다. 여기서 관찰할 수 있는 용암유선, 용암선반, 밧줄구조, 용암종유, 용암석주, 용암발가락, 석회 생성물인 동굴진주, 동굴팝콘 등은 세계적 보고다.
현재 만장굴은 안전 점검 및 탐방환경 개선을 위해 2025년 8월까지 운영을 중단하고 있다. 이 공사를 통해 세계자연유산의 위상에 걸맞은 안전시설과 탐방 환경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져서 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바람직한 관람 환경이 조성되어 보존과 가치가 함께 함양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