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섭 편집위원
욕실에 고무패킹이 없으면 난감하다. 물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조그만 게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근에 고무패킹 둘레가 찢겨져 욕실 물이 새는 일이 벌어졌다. 그래서 찟긴 부위를 고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한 달 전에 산 고성능 접착제가 생각났다.
그래서 찢긴 부위에 접착제를 바르니 제 모양이 살아났다. 그런데 욕실 바닥 구멍에 패킹을 넣어도 물이 계속 새는 것이다.
고성능 접착제를 바르니 고무 특유의 탄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접착제 바른 부위가 나무처럼 딱딱하다. 고무패킹이 구멍에 넣을 때는 수축하지만 들어간 후에는 팽창하는 성질 때문에 물이 새는 것을 방지했지만 이러한 성질이 사라지면서 패킹의 역할을 못하는 것이다.
▲겨울이 올 때마다 차량이 주인에게 신호를 보낸다.
타이어 공기압 부족 경고등이 그것이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타이어 내 공기압도 떨어졌기 때문.
그러면 가까운 카센터나 공업사에 가서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야 한다. 그래야 차량이 원활하게 움직이고 연료도 덜 소비된다.
반대로 사막에서는 타이어 내 공기를 어느 정도 빼야 한다.
사막의 기온이 높아 타이어 내 공기압이 높아진 데다 모래사장에서 차량이 원활히 움직이기 위해서는 접지 면적이 넓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래사장에 빠지는 등 모래 언덕을 올라가기 힘들다.
이처럼 고무로 만든 공산품인 패킹과 타이어에도 스토리가 담겨 있다.
▲고무 타이어도 기온에 맞춰 스스로 몸을 줄이거나 늘리면서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정치권은 여름이든 겨울이든 요지부동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국회에서 ‘방송 4법’과 ‘25만원 지원법’을 처리했고, 이달에는 ‘노란봉투법’을 처리했다. ‘채상병 특검법’도 지난 8일 당론으로 발의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이들 법안에 대해 일괄적으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대통령에게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대통령도 이들 법안을 주저 없이 재의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의 막장 드라마다.
고무는 수축하기도 하고 팽창하기도 한다. 고개를 숙이기도 하고, 고개를 세우기도 한다는 얘기다. 고개만 세우고 싸우기만 하는 정치권 때문에 민심이 줄줄 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