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후, 제주감귤농협 지점장·심리상담사/논설위원
필자는 81학번이다. 1980년대 사람이면 대부분 공감할 시대의 아픔, 1986년 여러 가지 어려움과 사회적 변화를 겪으며 “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이때 농협에 입사하여 농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농협 운동의 선봉자가 되기 위한 원대한 포부를 가졌다.
감귤이 살아야 제주가 산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제주감귤농협을 선택하였고, 나의 운명은 시작되었다. 36년 동안 감귤 농협과 함께 하면서 정년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사랑하는 후배 상무로부터 농협 발전을 위한 지혜를 요청받았다.
21세기는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관료주의에 물든 기존 협동조합도 변하고 있다.
농협이 자세를 낮추며 농민들의 목소리에 조금씩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제 한국 사회는 사람다운 사람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맞이할 준비가 된 것일까? 협동조합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은 그저 희망고문일 뿐일까? 아니면 협동조합은 이 세상에 거대한 전환의 촉매제가 될 것인가? 어느 쪽일지 지금은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필자가 이러한 문제들을 은퇴 후에도 계속 연구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농협 근무 36년의 결과물이다. 그 일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협동조합은 사업체이며 미래에도 사업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조합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조합원들이 조합을 이용하지 않고 빠져나갈 것이다. ▲변화의 수용 ▲경쟁력 있는 이사진 확보 ▲자기 자본 토대 구축 ▲교육 강화 ▲조직 효율화 방안 모색 ▲농정 활동 강화 ▲협동조합의 정체성 유지 총 7가지를 권고해 본다.
세계경제 통합과 시장의 글로벌화로 협동조합도 생존 차원의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다. 경쟁의 범위가 지역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과거와 달리 초국적 기업이나 국내의 거대 기업이 협동조합의 경쟁 상대로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지역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해온 협동조합의 사업기반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협동조합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거대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효율성 등 기업의 장점은 적극 벤치마킹하는 한편 협동조합 고유의 핵심 역량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핵심 역량은 신사업 진출 여부와 같은 전략적 의사결정을 수행할 때 판단 기준이 된다. 흔히 기업들은 자기의 사업분야와 무관한 영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핵심 역량을 발휘할 수 없는 사업분야로 진출할 때의 성공 가능성은 자신의 핵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할 때에 비해 훨씬 낮다. 신사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와 같은 중요 전략을 결정할 때에는 핵심 역량을 근거로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농협은 농업계 최대의 조직이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조합원의 모든 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슈퍼 조직이다. 하지만 과연 조합원들은 그런 농협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있으며 직원들도 슈퍼 조직원으로서의 각성을 하고 있는지 누구나 의문점을 가지고 있다.
올바른 농협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할 때이다. 조합원들의 깨어있는 조합원 주인의식을 갖추는 조합원이 많아야 조합이 발전된다.
최근에 들어와서 협동조합은 무엇보다 조합원의 수준만큼 발전된다는 말이 실감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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