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6. 꽃부리의 이야기 < 2018년 2월 18일>
옛 길에 서서 / 林 仙英
추억을 열고
페이지 속으로 뚜벅뚜벅
마음 빨려 들어간다
기대 한 스푼 설렘 한아름
품어 안은 회상
시간이 그려놓은 풍경
세월이 만든 아람 드리 꽃나무
크고 작은 이야기를 안고
여전히 바람의 목소리 들으며
흔들흔들 꽃비로 반기는데
아끼고 쓸어주던 인연들
처처해진 꽃그늘 아래
이팝꽃 머리에 핀 그녀는
그리워 그리워 울컥한다
추억이 이렇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잃어버렸던 이름들을 되새기며 저절로
스르르 흐르는 눈물 골이 생기는 것은
저 가슴 밑에 아직도 인생의 봄은 흐르고 있음이야
시간들이 그려놓은 형상 있는 주름은 늘었지만
저 마음속 깊이 수놓아 있는 형상 없는
회상의 기억들은 조그만 자극에도 톡 튀여나와
흘리게 하고 그리워 보고파 떠들게 된다.
순수했던 사랑 가득하던 고향마당에 들어앉아
그때 만났던 할머니 부모 친구들이
닦아주고 쓸어주고 따뜻한 아랫목 광목 이불
밑에 발 담그고 발싸움 하며 즐기던 형제들
창 밖에서 부르는 소리...
누님 누님
어디서 들리는 소리였던가
가슴 미여집니다.
"야! 우리 현순이네 가서 늘 뛸래?"
땋아 올린 머리 하늘로 솟구치며 연둣빛 꼬뻬기신
쉬운 땅바닥을 친다.
날 새워 지여 준 설빔 걸치고 친구네 이 집 저 집
세배 다니면 차려주던 노랑고명 찰떡에
동치미 국물 가득 담아
"아이고 우리 새끼들 많이 먹고 놀아라"
하던 그 목소리 귀에 쟁쟁한데
왜 이리 세월은 가고 다들 어드메 가신 거야
덜렁 우리만 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