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꽃부리의 이야기 < 2024. 4. 19>
오롯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랑이라 난 늘 생각한다.
밥상을 챙기며 어느 날은 지루하여 짜증이 나다가도 얼마나 더~~ 하고 생각하며
움직이는 손과 발이 빨라진다.
" 그래 주워진 복과 과를 이만큼 거치고 왔는데 유종의 미가 더 멋져야지"
가끔 못 나가는 나 자신에게 이른다. 그러면서 늘 사랑하는 날 다독인다.
오랫동안 날 다스리는 마음공부의 효과이리라.
항상 주워진 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주어진 복을 안 까먹으려 애쓴다.
오늘 아침밥을 먹다 보면 조심해서 먹는데도 자꾸 흘린다. 휴지를 옆에 놓고
닦아가면서 먹다가, 또 흘린 밥풀을 보면서....
"난 내 모습이 너무 슬퍼서 글을 쓰나 봐"
이런 모습에 위로를 받는 사람이 되려고 열심히 사랑을 퍼주며 살아왔는데도
현실의 환경은 늘 엇 박자가 가슴을 쳐서 꾹 참으며 내가 자란 시대와
요 사히의 아이들은 다르니까 인정하고 가자 마음공부하는 너 공부를 시키는구나
하며 속으로 눈물을 삼킨다.
"할머니 와 이렇게 침이 튀여" 하며 쌀쌀맞게 구는 손녀...
"그러냐 조심할게"
하지만 속으로 너도 늙어봐라 그때 가서 내 생각 잠깐 할걸...
그리고 속으로 웃고 만다.
그래도 배어 있는 사랑 때문에 금방 잊어버리고
"우리 할머니는 이 색깔을 좋아하지"
하며 아이패드 껍데기를 골라주는 손녀.....
그 옛날 같이하던 60이면 젊었던 할머니가 왜 그리 나이 들어 보였는지 지금에
생각하면 참 어두운 시대였다.
늘 할머니는 " 아이고 우리 선자는 착해서 참 잘 살을 것이다. "
그런데 같이 생활하는 사촌한테는
" 저 년은 어찌한다, 나중에 에미도 없는데 외로우면"
그 말씀대로 되어있는 현실에서 난 옛 어른들의 사람을 보는 지혜를
지금도 가슴에 간직하고 있는 추억이다.
난 그런 늘 뭘 잃어버리기 잘하는 할머니를 챙기면서
"아이고 우리 할머니 또 잃어버렸네" 하며 살뜰히 챙기던 생각이 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흰색으로 물들인 우리 할머니는 얼마나 활동적이셨는지
난 할머니를 놀리려면 "오새 오새" 하며 날아다녔다.
옛날 여인들은 이름은 없었는데 활발하셨던 오 씨 성을 가진 우리 할머니의 이름을
우리는 성은 오씨에 새 처럼 여기저기 부지런히 다니신다 해서 "오 새" 이렇게 부르며
춤을 추고 다니면 한 번도 성을 안 내고 늘 귀여운 듯 웃고 계셨다.
지금도 그리운 우리 할머니..... 난 같이 살며 엄하셨던 할머니, 늘 그립고 그리운 모습으로
남아 있지만 이젠 이별이라는 속에 있지 않던가?
숨어있고 숨겨야만 현상 유지가 되는 인연이라고 맺어져 버려지지 못하는 사랑
현실이라는 벽 속에 숨어서 가슴 아프게 하는 사랑.
난 얼마 전 친정 오래된 선산을 찾아 할머니 산소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옛 이야기 하며 자신의 딸과 외손주를 절을 시키면서
산소에 술 한 잔을 여기저기 뿌리며 날아가 버린 회상에 젖었었다.
"지금 사람들은 아직까지 나타난 물질문명은 찾을 줄 알면서도 형상 없는
도덕 문명을 짓는 사람은 적으니 이것이 당면한 유감이니라"라는 일성을
그 어두운 산골에서 외치며 나온 성인의 말씀이 가슴 절절 느껴지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