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골탑(牛骨塔)

223. 꽃부리의 이야기 <2013년 1월 28일>

by 임선영

7호선 전철이 개통되었다고 기다렸다는 듯 우리 부부는 일주일 내내

요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전철 끝에서 끝을 헤매고 다닌다.

18년을 기다려온 전철, 핑계 김에 집을 사가지고 던져 놓았다가

손주 받으러 집 찾아와서 3년만 키워주고 서울집으로 간다고 그렁저렁

퇴직 후에 손주들 맛에 힘든 줄도 모르고 살다 보니 야박하던 서울살이 보다

이웃들의 정, 아기자기한 손주들의 재롱에 정이 더 들어 아이들 까지

고물고물 모여 사는 동네가 되었다.

제법 운동도 되고 신이 난다.

차비가 공짜이니 이리저리 아무리 쑤시고 다녀도 좀 유치한 말로

만고 먹고 땡이다.

중국 음식 잘하는 음식점 있다고 점심 먹으러 가고

바지락 칼국수 생각난다고 바지락 많이 넣어 끓여주는 오이도로

국수 먹으러 가자고 가고~~~ 춥다고 또 오던 길 뱅뱅 돌아

다시 살던 그 자리에 와서 3시쯤 단골집에 늦은 점심 먹는다.

교통편이 편리하지 않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고, 돈이 들으면 그리 돌아

다니겠는가. 이렇게 노인들이 공짜 전철을 타고 다니니

적자 운영이 되는 것 뻔하다는 말에

우리 같이 돌아다녀야 경제 교류가 된다나,

다른 동네에 가서 밥도 먹어주고

또 다른 동네를 찾아주어 돈 풀고 가고 이래야 경제 순환에 일조를 하는

거라는 말에 할 말이 없다.

"여보! 재미있지?"

재미는 무슨 그러나 " 응" 간단하게 대답해 놓고 피식 웃고 마는 하루 일과이다.

오늘은 딸 밥 사주러 광화문으로 가자하며 7호선을 탔다.

광화문 피맛골(避馬골), 지금은 개발되고 하늘 뚫는 건물들을 새로 짓느라고

어수선한 모습이다.

그 옛날 왕이 다니던 광화문 길 말들이 지나가면 평민은 그 말을 피해 뒷길 골로

피해 갔다 하여 그 피해 간 길이 피맛골이라 한다.

옛 피마 골에서 등골 빠지게 소 팔고 논 팔아 가르친 전국 각 곳에서 모여든 우골탑

월급쟁이들이 즐겨 먹는 육천 원짜리 백반에 두툼한 영광 굴비 한 마리가

이 불황에 웬 말

진짜 맛있게 먹으며 딸은 좋아서 어제 보고도

"엄마, 아빠 여기서 보니 웃기네" 연신 즐거워 웃는다.

자식이 뭔지 어제 보고 또 보고 해도 안쓰럽고 보고 싶은 자식이다.

밥을 먹고 나오면서 밥도 서울로 먹으러 나오니 분위기가 다르다며 웃는다.

옛날에는 사람은 나서 서울로, 말은 나서 제주도로 보내라 하지 않았던가.

시골 재산인, 논 밭, 소를 팔아 서울로 자식들 유학을 보내며

등골 휘게 돈 보내 자식 뒷바라지 하던 우리 부모들, 서울을 먹여 살리느라고

시골의 부모들은 본인들의 등골이 휘어졌다.

검게 물든 손등과 손톱 밑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방학 때면 뼈골 빠지게

가르친 자식 번듯하게 서울 물 먹어 땟물 벋어 가지고 차부에 내리면

금위 환향한 양, 급은 허리 억지로 펴며 앞장서 씨엉씨엉 걸으며

물어도 안보는 말 혼자 해댔었다.

"봉식이 엄니, 우리 아들 서울서 왔어"

조금 괜찮으면 서울로 교육시키러 보내는 그야말로 서울에 있는 대학 배지는

논 팔고 소 팔고 골 빠지게 가리키는 우골탑이었다.

우골탑, 시골을 떠나 교육받던 형제자매들 지금은 노년의 서울 길을 우리처럼

헤매며 시간을 때우며 갈 날들을 기다리고 있겠지~~?

옛날 시아버님이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난다.

교통이 발달하여 기차가 움직이면 시골에서는 서울 먹여 살리느라 뼈가 빠진다고.....

싫고 짊어지고 들고 가고 오고 매미 역사가 진행이 되니

불쌍하고 손해 보는 사람은 시골 사람이라고 하셨다.

그 말이 어찌 그리 같은지... 지금도 고향 동네에 가면 젊은이들은

없고 나이 든 사람들이 옛 향교에 모여 정말 서울 생활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정말 웃기는 옛이야기들을 하면서 그때가 좋았어 할 뿐이다.

벌써 시골 초등학교는 학생이 줄어 학생 수 보다 선생 수가 더 많아지려 하니

이 또한 우골탑으로 잘 가리켜온 형제 자매들은 고향 찾는 일은

부모 계실 때에나 있고 성묘 정도에나 찾는 일들이 되었다.

지금 우골탑 형제의 한 사람이었던 우리 그이도 조금 교통편이 좋아졌다고 교통이

불편하니 집에서 적당히 해결하자 하고 차편이 좋아지니, 서울에 가서 밥 먹으면 무엇이

달라지나 구태여 딸 만난다는 핑계를 대고 피맛골 음식을 먹고 오니 서울로

서울로 돈 풀러 가는 사람이 어찌 우리 집 뿐이겠는가.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나라 전체가 먹여 살린다고 보아도 될까.

서울로 서울로 그 습관은 언제쯤 시골로 시골로 바뀔까.

그럴 일은 꿈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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