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길목

230. 꽃부리의 이야기 <2025년 10월 20일>

by 임선영

겨울 길목 / 林 仙英


누가 비우라 버리라 했던가

지혜와 명언이 담겨있는

자연 명상록이 물어오네


원망도 후회도 없는 고요 속

호젓한 겨울 길목

낮은 데로 흐르는 물은 숨고

걸림 없는 바람과 나무와 풀

하얀 회초리 맞으며 견딘다


잡아당긴 채로 둔 활은

길목에서 곧 부러져 버리고

멀리 하얀 겨울산도

옷깃 스치는 찬바람도

조금 있으면 꽃 피울 거야

하얗게 웃으며 견디는 모습

조급 해 하지 마

눈보라 볼을 살짝 치며

나도야 곧 따스해질게


아! 무상의 스승님들

걸어가는 티끌 인생

굶주린듯한 겸손은

들리는 소리 끌어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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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결코 우리에게 주어진 로망이 아니라

우리가 이룩해 놓은 로망 이어야 한다.

독일의 "노발리스"가 한 말이다.


누가 반기는 이 없어도 누가 오라는 이

없어도 그 고운 빛을 하고 그 탐스런

모습을 하고 해마다 찾아드는 꽃과 열매

작년에 왔다 갔다고 많이 주웠다고

아니 오던가?

주저리주저리 달고

무상의 바람과 동무하며 흔들리는 것들

바라보며 인꽃 피고서야 온통 자연의 섭리

스승인 것을 알고 갈 뿐이네

내 인생의 로망은 누가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인생임을

처해있는 지금 여기 행복

내가 만들어가는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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