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 꽃부리의 이야기 <2023년 3월 28일>
조개구름이 뜬 하늘의 조화나 초록으로 뒤덮인 자연의 조화나 어느 것 하나
오라고 해서 온 것도 아니요
가라고 해서 간 것도 아니겠만 자연이나 인생이나 그저 희로애락의 틈바구니를
잘도 잘도 넘기면서 세월을 맞이한다.
원망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는 빼도 박도 못하는 인생이라는
긴 여정을 살아가면서 견뎌내야 하는 일들 일들.....
그렇게 지나 가리라 생각이나 했겠는가. 귀하게 태어나 예쁨 받고 자라며 마냥
그렇게 행복할 줄만 알았던 삶, 그게 아니었다.
그 많은 굴곡 속에서 견디며 바른 길을 걸어온다는 것은 정말로 바늘구멍
뚫기보다 더 어려운 일인 것을 지나고 나서 나이 들고
보니 어찌 살아왔나 나도 다른 사람들도 신통방통 하기만 한 세월이었다.
가끔 가정에서 옆지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좋으나 시끄러우나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변함이 없는 모습을 보며 어찌 사람이
저럴 수가 있을까? 답답하여 그냥 소리도 질러보고 짜증 내 보지만 돌아 선 얼굴은
그 자리에 그대로이다.
일요일이면 난 종교 학교에 간다. 스승이 없어진 이 나이 그날 하루만이라도 좋은 말씀 속에서
정돈된 나를 찾아서 사는 내 살림을 온전히 하려 애를 쓰며 일거수일투족을 눈여겨보며
스승들을 바라본다.
집에 와서 옆지기를 본다.
어쩌면 신앙 속으로 깊이 빠져들지 않았어도 저 사람이 진짜 부처임을 느낀다.
어느 날은 동창회에 다녀와서
"여보 내가 지금까지 잘 살아왔나 봐, 친구가 나 보고 존경한데"
" 왜?"
" 친구가 같은 동네에 사는 어떤 분을 만났는데 우연히 나랑 같은 직장 사람이었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그분은 법 없어도 사실 분이었지 하였데, 수십 년이 흐른 후에도
아랫사람에게 그런 소리를 듣는 자네가 내가 보는 자네와 별 차이가 없었지 그러니
존경스럽지"
부처가 따로 있던가 가까이에 정도의 길을 가는 이 있으니 이 아니 복이던가
부모의 재산을 하나도 가지지 않고 자기는 부모가 주신 사랑을 제일 많이 받은
자산가이니 없어도 된다고 부모 사랑 못 받고 살은 동생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더니
지금은 모두 자리를 잡아 안정된 생활들을 하는 것은
다 부모 같은 형을 만난 동생들의 복이리라.
자식들도 그런대로 올바르게 키워서 자리 잡아 놓고 지금까지
가정을 잘 건사하며 가끔 철없는 마누라 탁 한 대 치련만
늘 달래며 코 에다 곤지를 대고 " 복을 발로 차지마"로 대신하며
마누라 잘 데리고 살고 있으니, 대단한 인품이라, 가장 작은 마음공부 자리면서
어쩌면 가장 큰 마음공부 자리 가정을 잘 관리하여 모두를 편안히들 살게 만들고
검소한 삶을 실천하며 도미덕풍이 무너져 내리는 이 시절에 그는 어쩌면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인생의 큰 스승이다.
딸냄이도, 아들내미도, 손자도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아버지, 할아버지 라고 하니.... 잘 살아온 그 사람의
삶이 지아비의 삶이니,짝 이라고 보기보다는 스승을 모시고 산다는 말이
옳은 듯하다.
어느 날은 섬찟 해져서 고개 숙이고 마는 미신 같은 기운이 그냥 느껴지지 않음을
난 알고 가기 때문이리라.
짓고 받는 공부를 하는 우리들, 착하구나 해서 선물로 하늘에서 보내준 짝 지아비
뻑하면 이혼의 줄에 들어서고 결혼도 하지 않고 개모차가 줄을 선 시대에
우선 가장 책임지어야 할 가정을 본보기로 잘 지켜 나가고 키워 온 그 사람은
존경 받아야 하고 진짜 인생 스승인 것이다.
그 인생의 스승을 살아있는 그날까지 잘 보필하며 받은 큰 사랑을 갚고 가야 할 인생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