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쯤 계신지요

391. 꽃부리의 이야기 <2013년 1월 27일>

by 임선영

어디쯤 계신지요 / 임 선영


흰 눈 소복이 쌓이던 날

솔가지 탁탁 태우던 밤

아랫목 솜이불 덮어주고

윗목 일원상 앞 어머니

수 없이 염주 돌리시며

108배 올리시던 그 은혜


자는 체 누워 있으면

기도 하시던 손으로

이마 쓸어 주시던 사랑

자는 줄 아는가 봐

엄마가 자야 나도 잘 텐데


봄 꽃 시들어지게 핀 뜰아래

그 사랑 생각나는 눈 오는 밤

잠든 소녀 쓸어주던 사랑

그리운 내 어머니

어디쯤 계시 온지요.


<딴 글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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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겨울밤. 솔가지 아궁이에 그득히 채워 톡톡 탁탁 태우시며

부지깽이로 열심히 뒤적거리며 괴로움 태우시던 어머니....

눈 오는 겨울밤 행여 추울까 구들장 뜨겁게 데우시려고

두툼한 이불 아랫목에 미리 깔아 놓으시고 옹기종기 모인 자식들

행여 추울세라, 먹이고, 입히고 따뜻하게 잠 재우시던 우리 어머니...

그런 밤이면 어머니는 호야불에 공부하는 자식들 위해

고구마를 구워 주시고 더러 밥 비벼 주시기도 했지.

동치미 국물에 고추장 비빔밥 밤참으로 먹는 꿀맛

꿈엔들 잊지 못할 사랑 가득하던 먹거리...

감기에 걸려 끙끙 앓으면서도 '어서 자거라' 하고 이마를

쓸어 주시던 그 손길, 그 입김,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우리 어머니들은 늘 이렇게 바보처럼 사셨다.

그러기에 어머니는 희생과 헌신의 이름으로 늘 기억된다.

'엄마가 자야 나도 잘 텐데…'

엄마와 아이가 서로 걱정해 주는 마음, 온돌방 아랫목 같았던 시절

봄꽃이 아파트 뜰을 뒤덮어 눈처럼 휘날리는 날 창 뜰 넘어 그 정경 바라보며

희생 속에 잘 자라 은혜 갚지 못한 소녀

아랫목이 없어진 아파트에서 다습던 그때가 몹시도 그리워 눈가를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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