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게 하는 것들

48. 꽃부리의 이야기 <2022년 5월 9일>

by 임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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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나를 달래주고 안아주고 격려해 주고

숨 쉬게 만들어 주는 자리 그 자리에서 난 모든 것을 무상으로 선물 받는다.

매일~~ 하고 털고 주고받고 많은 것을 얻는다.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난다.

계절의 여왕 오월 붓을 들어 어제 나에게 빙긋이 웃던 그 꽃을 그리며

화선지에 물감을 들이면 다시 만난 듯 입가에 웃음이 가득 해지고

어제 아는 체하던 그 나풀거리던 바람 손짓 생각 내 詩想 속에 묻히면

손가락이 춤을 추며 가락을 맞추는 이 보금자리~~

새벽에 일어나 텅 비운 자리에 앉아 오롯이 두 손 합장하고

나를 떠난 다른 것을 위해 조용히 기도드리는 이 시간

그런 님 있어서 감사하고 성스러운 시간 모든 것을 다 놓고 텅 빈 공간에서

나간 마음 챙겨 들고 콩나물 물 받아먹듯 매일 눈곱만큼씩 마음공부 커 간다.

감사한지고 고마운지고 이 사랑 이 자리

이 인연들 다들 그 빚 어이 갚고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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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팔에 우리 할머니 재주가 아깝다고 우리 아직 어리지만 키워주신 고마움

표시하자고 학생 자격으로 벌어놓은 꿀맛 같은 꿀 자금 털어

컴퓨터, 아이패드 사주면서~~

"할머니 이 옛날 컴퓨터를 어떻게 써~~ 할머니 눈도 나쁜데 우리가 새로 해드릴게"

지금 할머니 나이에 컴퓨터 하는 사람 많지 않아 우리 할머니는 대단하다고

아양을 떨며 난리들도 아니다.

기특도 하지, 가슴이 찡 해지는 순간순간들.

아이패드는 들고 다니며 시 쓸 때 쓰고 컴퓨터는 집에서 쓰고

곤란한 것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신신당부하는 어린 손자들....

내 무슨 복 있어 손자 호강 이리 많이 받는가?

이렇게 나를 잘 살게 만드는 것들이 달린 우리 집 새끼들

내 그들이 있어 심심하지 않고 할 일이 있어 육신을 움직이고

나이 들어가고 있으니 내가 주는 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받을 복이 산더미처럼 쌓여서 이리 다복한 삶을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우리 집 새싹들 내 그들 옆에서 이 복을 주고받고 하니

이 보다 더 큰 복 어디 있으리.....

어버이날이 되었다고 카네이션을 들고 할머니 고맙다고 하는 손주

할머니 내가 카네이션야 하며 키다리 손녀가 달려들어 키 작은

할머니를 기 죽이는 날 가슴과 손에 하트가 주렁주렁 달린다.


오월이 오면 더 다가오는 사랑

그들 있어 내 가슴 회상으로 가득 차서

화선지에 원고지에 덜고 덜고 덜어내도

또 쌓이기만 하는 그림과 글

덜어도 덜어도 그 사랑 마르지 않네

자연이 주는 무상의 선물 속에서

조물주가 만들어서 키워보라

던져준 귀여운 생명체들


할머니 나 다리 길어 이쁘지

할머니 나 사회에 이로운 사람 될게요

할머니 제 딸로 태여 나세요

제가 잘 키워 드릴게요

가지가지 선을 넘는 선물을

폭포수처럼 쏟아붓는

우리 집 꿈나무들


오월이 오면 더 애틋한 이 사랑

주체할 길 없어 할머니는

원고지를 넘기고 넘긴다.


식물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살지만

사람은 하늘에 뿌리를 내리고 산다는 말씀이 있다.

한 그루 잘 자란 나무를 보면 땅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튼튼한 기둥 위로 가지가 뻗어 있고

무성한 잎과 열매를 맺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그러나 나무 가꾸는 일에 서툰 사람은 뿌리와 튼튼한 가지를

가꾸는 일에 정성을 쏟기보다

꽃과 열매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관심을 기울여서

오히려 병충해를 입혀 상하게 한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가정에서의 뿌리는 부모와 조상들의 삶의 방법이라 믿고 있다.

서로 사랑하고 든든한 가정을 만들어 주워 그 따뜻한 기운으로

토양 영양분으로 자라다 보면 자연히 건강한 자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우리 아이들, 손주들 자라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서 스스로 건강하게 잘 자라 주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내 손 자녀들 교육의 지름길인 것을 보고 있기 때문이리라.

작은 마음씨 하나로도 내 손자들의 됨됨이를 느끼며

할머니는 싱그러운 신록의 달 5월에 더 살찐 손주들의

마음 듬뿍 끌어안으며

"영감, 우리 가정 잘 지켜 주워서 감사해요"

사랑의 표현을 남편에게 보내니......

빙긋이 웃는 그 모습 우리 집 큰 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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