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 지구의 탄생 > 물-수권 ②-①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파란색을 띠고 있다. 물로 가득 찬 바다가 비쳤기 때문이다. 1990년, 명왕성 근처를 지나던 보이저 1호가 찍어서 보내준 사진에서도 지구는 푸른 점이었다. 우리는 그 지구, 그것도 표면의 71퍼센트가 물로 덮인 물의 행성 지구에서 살고 있다.
<태양계> 편에서 봐왔듯 우리는 태양계의 행성이나 그것들의 위성들에서 물의 흔적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화성에서 그리고 목성과 토성의 몇몇 위성에서 물의 흔적을 발견했을 땐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 과거에 물이 있었다는 흔적, 어딘가에 물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 얼음 형태의 물 또는 지하 등에 소량으로 물이 존재한다 것만으로도 흥분에 휩싸였던 것이다. 물의 존재가 지니는 함의(含意), 다시 말해 생명 존재의 가능성 때문에 말이다. 우리 지구는 바로 그 물이 액체 상태로, 표면에, 그것도 행성 표면적의 71퍼센트나 채워져 있는 물의 행성이다. 그렇다면 우리 지구는 어떤 과정을 거치며 이렇게 물의 행성이 될 수 있었을까?
지구도 애초에는 지금 같은 물의 행성이 아니었다. 지각도 펄펄 끓는 용융 암석으로 뒤덮혀 있었고, 대기 또한 수소, 헬륨, 메탄, 암모니아 등과 같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기체들로 이루어진 원시 대기 상태였다. 지구가 적당히 식어가기 전까지 지구 표면에는 물이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식어가던 지구는 불덩이이던 원시 지구의 모습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앞서 보았듯 태양풍에 휩쓸려간 1차 원시 대기의 빈자리를 이산화탄소와 수증기와 질소로 이뤄진 2차 대기가 메우기 시작했고, 지구가 식으면서 고체로 자리잡기 시작한 지각 위로 응결된 수증기인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도 지구는 지금과 많이 다른 모습이었지만, 지각도 대기도 수권이라 할 물도 지금의 지구 모습을 서서히 띠기 시작한 것이다.
지구는 물이 풍부하다. 태양계 내의 다른 행성들이나 그것들의 위성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이다. 좀 전에도 이야기했듯 다른 행성 등에서 물의 흔적이나 존재 가능성을 겨우 이야기할 때 지구는 아예 표면의 2/3 이상을 물이 차지하고 있다. 여하튼 엄청나게 풍부한 양이다. 그런데 이 물은 어디에서 온 걸까? 아니 어떻게 생성된 것일까? 이것에 대해서는 두 가지 주요 가설이 맞서고 있다. 첫 번째는 지구 생성 초기인 운석 대충돌기에 물의 얼음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이나 혜성들이 지구를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면서 엄청난 양의 물이 지구로 유입되었다는 가설이다. 두 번째는 지구의 물 대부분이 지구 내부의 암석 등에 함유되어 있던 것이라는 가설이다. 하지만 이미 강조했듯 증거자료 즉 지질학적 연구자료나 화석 등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 두 가지 가설 중 어느 것도 결정적인 이론으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시기적으로 약 44억 년 전 혹은 그보다 조금 앞선 시기에, 지구가 식어가면서 대기 중의 수증기가 비가 되어 내리면서 바다를 비롯한 수권을 형성하였을 것이라는 데는 견해가 일치한다. 태양계의 떠돌이 얼음덩어리들로부터 물이 유입되었건, 지각 활동으로 인해 지구 내부의 수분이 수증기로 방출되었건, 지각이 식어갈 무렵 쏟아진 엄청난 양의 비가 바다를 형성했으리라는 시나리오는 필연적인 과정이라며 학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지구상 대부분의 물은 바다에 모여있다. 수권의 97.25퍼센트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 다음으로는 빙하에 많은 물이 모여있다. 2.05퍼센트에 이르는 양이다. 그 다음은 지하수로 0.68퍼센트 정도에 해당한다. 그리고 다소 생뚱맞게도 우리가 일상에서 늘 접하고 있는 호숫물이나 강물 같은 지표수는 0.01퍼센트 정도에 불과하다. 또 이외에 비록 적은 양이긴 하지만 대기 속에 포함된 수증기나 구름, 그리고 생물의 몸체를 구성하고 있는 수분 등도 일정량을 차지하고 있다.
바닷물의 구체적인 부피는 약 13.5억㎦이다. 또 바다는 엄청난 부피와 함께 깊이 또한 어마어마하다. 평균 깊이가 3,798미터 정도에 이르고, 가장 깊은 바다인 태평양의 마리아나 해구는 깊이가 11,034미터에 이른다. 바닷물의 온도는 수면에서 최저 섭씨 –2도에서 최고 30도 정도이다. 심해의 경우 수면의 온도와는 상관없이 대체로 5도 이하이다.
<대기> 편에서 언급했듯 물은 대기와 어울려서 지구의 기후를 형성한다. 그 과정을 보면 한편의 파노라마와도 같다. 물은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바다와 육지에서 증발하여 구름을 이룬 물은 비나 눈이 되어 다시 바다와 육지로 떨어진다. 육지에 떨어진 비와 눈은 강물을 이루어 바다로 되돌아가거나 땅 아래로 스며들어 지하수가 되기도 하고 극지방에서는 빙하를 이루기도 한다. 심지어 생물의 몸체에 스며들기도 한다. 이처럼 물은 지구 곳곳을 끊임없이 돌고 돈다. 마치 사람 몸속에 피가 흘러 생명을 유지하듯 말이다. 물은 지권‧기권‧수권‧생물권을 순환하면서 지구의 생명을 유지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물은 지구 표면을 깨끗이 씻어낼 뿐만 아니라 지표면을 깎고 다듬어 지구의 모습을 가꾸어 간다.
<물-수권 ②-②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