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에서 인류까지 48 물-수권(水圈) ②-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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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리데이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물’은 무척이나 각별하다. 모든 생명체의 존재의 근원(根源)이 돼주어 왔을 뿐 아니라,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주어왔기 때문이다.

물―바다―은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에게 어머니의 젖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 지금으로부터 최소 35억 년 전 최초의 생명이 물에서 생겨났고, 그 후로도 30억 년 이상 생명 진화의 무대는 오롯이 물을 매개로 전개되었다. 물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생명체가 넘실대는 지구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물은 특히 인류에게 문명의 기반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이른바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가 모두 큰 강가의 거주지였다. 그 물을 기반으로 농업혁명을 일으키며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워 왔던 것이다. 물이 가져다주는 풍요로움 덕분에 말이다. 고대로부터 전해오는 다양한 신화와 전설은 이를 웅변하듯 대변해주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바다의 신을 포세이돈(Ποσειδων / Poseidon)이라 부르며 신들의 우두머리인 제우스(Ζευζ / Zeus)의 형의 지위에 올려놓았다. 중국에서는 물을 잘 다스린 덕분에 우왕(禹王)이 중국 최초의 국가인 하나라(夏王朝)를 건국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늘님(天帝, 환인/桓因)의 아들이자 단군의 아버지인 환웅(桓雄)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올 때 비와 물을 관장하는 우사(雨師)를 데리고 왔다.

이토록 웅장한 함의를 지닌 물이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암울하다. 지금 이 시각에도 인간들이 버린 오‧폐수는 바다를 병들게 하고 있고, 해양 생물자원에 대한 무분별한 남획은 생물다양성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하고 있다.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은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우리 인간들이, 물이 가져다준 혜택과 번영을 애써 외면하고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축복처럼 주어진 혜택을 재앙으로 되갚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두려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눈앞의 이익과 영화(榮華)만을 위한 행위가 인류의 항구적인 생존에 위협을 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모르겠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인간들은 더 늦기 전에 보금자리 지구와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료 생명체들과의 공존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지혜와 선의(善意)를 모아야 한다. 그리고 이 일―지혜와 선의를 모으고 실행에 옮기는 일―은 서둘러야 한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노하기 전에 말이다.


<물-수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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