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은 기계 혁명이기 이전에 연료 혁명이자 에너지 혁명이었다.
오늘날의 인류는 풍요로움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아직도 지구촌 곳곳에는 기아와 질병과 분쟁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은 과거 어느 때의 인류들보다, 그리고 지금 현재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그 어느 생물종보다 풍요로움과 안락함 속에서 생애를 보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과 사회시스템의 덕택으로 말이다. 발달한 기술 수준 덕분에 우리들은 의식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고, 고도화되고 안정된 사회시스템에 힘입어 생존의 위협으로부터도 보다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서는 자아실현이라는 고귀한 경지를 논할 만큼 삶의 질이 높아졌다.
인류사회가 이러한 기술사회로 진입해온 데에는 여러 가지 주요한 사건들이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농업혁명과 문명의 발생이 그러했고, 과학의 진보가 그러했다. 하나같이 중요하기 그지없는 빅 이벤트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인류사회가 오늘날의 기술사회로 진입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단연 산업혁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대형화된 기계를 등장시키며 상품의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운송수단에 획기적인 변혁을 가져다주던 산업혁명의 메커니즘이 오늘날의 기술사회를 향한 출발점이 돼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구나 알고 있듯, 그 산업혁명을 가능케 해준 에너지원이 바로 석탄이었다.
산업혁명 이전에 인류가 사용하던 동력원은 인력과 우마(牛馬, 소와 말)의 힘 그리고 초보적인 수준의 수력과 풍력이 전부였다. 연료라고는 나무 땔감이 고작이었다. 이러한 에너지 수급체계는 당연히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었다. 늘어나는 인구와 점점 현실로 나타나고 있던 삼림자원의 고갈은, 요리와 난방을 위한 땔감 공급에조차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방직업과 철강업의 활기에 힘입어 새로운 산업사회로의 변신을 준비하던 18세기 유럽은 그것의 추진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나무 땔감을 이용한 에너지 공급체계로는 크고 복잡한 기계를 만들 수도, 그 기계를 가동시킬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석탄이었다. 증기기관이 석탄을 태워 생산해 낸 동력은, 사람이나 우마의 힘으로는 꿈도 꾸지 못하던 대형기계의 가동을 가능하도록 해주었다. 이렇게 시작된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의 발명이라는 기계혁명임과 동시에 에너지의 고효율과 지속가능성(산업혁명이 일어나던 당시를 기준으로 한 감성적인 표현이다. 석탄은 유한자원이므로 지속 가능할 수 없다.)을 이루어 낸 석탄의 에너지혁명이었다. 석탄이 만들어낸 에너지 활용 체계의 변화가 말이 끌던 마차를 우주로까지 쏘아 올릴 수 있게 해준 것이다. 이제 석탄이야기 2-2편에서 이어질 이야기다. 이 석탄들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