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년 후, 둘째 딸이 태어났다.
시어머니도, 남편도 아들을 기대했지만,
또 딸이었다.
“아들도 못 낳는 년.”
시어머니가 숨쉬듯 내뱉는 말이였다.
장손에게 아들이 없으니 집안 운이 다했다느니 하며,
일이 틀어지거나 기분이 꺽이는 날이면
모든 화살은 아들을 낳지 못한 순이를 향했다.
왜인지 둘째는 울지 않았다.
기저귀가 젖어도, 열이 나도, 그저 누워만 있었다.
눞혀놓고 일을 하러 나갔다가 방에 돌어와도
눕혀놓았던 그 자세, 그대로 누워있는 아기.
순이는 아기가 순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 즈음, 복이가 갓난아기를 업고 찾아왔다.
세탁소를 하던 복이의 남편이 사우디에 가면
돈을 더 많이 벌어올 수 있다며,
복이에게 아이들과 고향으로 내려가 있으라는 참이었다.
시골로 떠나기 전, 복이는 언니가 잘 있는지 궁금했다.
“언니, 애기가 왜 이렇게 누워 있어?
왜 엉덩이를 한 쪽 들고 있데?”
복이가 아기의 기저귀를 벗기자
숨이 멎는 듯한 침묵이 흘렀다.
작은 엉덩이 한 쪽이 퉁퉁 부어 있었다.
벌겋게 달아오른 살 속에 누런 고름이 가득 차 있었다.
아기는 그 불덩이 같은 통증을 참으며,
비스듬히 누운 채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병원에 가자, 의사는 말없이 없이 매스를 댔다.
순간, 상상조차 못한 악취와 함께 피고름이 터져 나왔다.
모든 것을 쏟아낸 텅 비어 버린 살 속에,
팔뚝길의 거즈를 끝없이 말아 넣었다.
그제야 알았다.
집안일에 치이고, 눈치에 짓눌려
자신의 아기조차 제대로 들여다 보지 못했다는 것을.
그래서 아기는 본능적으로 침묵을 선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