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라는 직업의 모순

하영의 목소리 Epilogue 3.

by 차미레
교사라는 직업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늘 갈린다.
그 틈에서 자신의 열정을 소진하며 버티는 일이 반복된다.
그렇게 학교라는 구조 속에서 한 명, 또 한 명의 교사가 사라져 간다.


교사는 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린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존중과 사랑,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고 싶은 열망,

스스로에게 부여한 책임감.

그러나 학교라는 현실은 그 모든 이상을 조금씩 갈아버린다.


교사의 시간은 끊임없이 쪼개진다.

수업 준비, 상담, 회의, 행정 업무, 평가, 보고서 작성.

모든 업무가 교사 한 사람의 어깨 위로 몰린다.

일이 모든 교사에게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 구조의 냉혹함을 드러낸다.


늘 일이 몰리는 사람들,

자신의 열정을 아이들에게, 교실에 바치는 사람들.

그들의 에너지가 소진되는 순간, 그들은 학교를 떠난다.


반면, 최소한의 부담만 감당하며 자리를 지키는 교사들은

별다른 희생 없이 하루를 견딘다.

이 대비가 쓸쓸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속으로 중얼거린다.

“대충대충 해라. 그렇지 않으면 사라진다.”

우스개처럼 들리지만, 그 속에 현실의 냉정함이 담겨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떠나는 교사들을 안타까워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아이들을 위해, 교실을 위해,

자기 자신을 소진하며 버텨온 사람들.

그들이 버티지 않았다면, 교실의 균형조차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모순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라는 시스템 자체가 만들어낸 구조적 문제다.

열정을 착취하고, 자기희생을 당연시하며,

실패의 책임은 항상 가장 아래로 밀어내는 구조.

교사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시스템은 ‘문제없음’이라는 얼굴로 돌아간다.

그 사이, 아이들의 성장은 잠시 멈춰 있고,

그 과정에서 생기는 상처와 균열은 아무도 정리하지 않는다.


하영이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이후, 평생 학교를 다녔다.

학생 시절부터 교사 시절까지,

지금도 여전히 학생과 교사로 살아가며,

출산 휴가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하영이는 학교를 쉬고 있다.

갑작스럽게 몸이 고장 난 뒤에서야,

하영이는 비로소 깨달았다.

자신이 학교라는 시스템 안에서 얼마나 소모되어 왔는지.


학교가 굴러가는 데, 꼭 그녀의 열정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왜 그렇게까지 자신을 태우며 학교를 붙잡았는지,

왜 아이들을 위해 삶을 갈아 넣었는지,

하영이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쉬는 동안 그녀는 다시 학교에 돌아가야 할 이유를 찾으며

동시에 스스로에게 묻는다.

“과연 이전처럼 열정을 태울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단순한 개인적 고민이 아니다.

하영이 같은 교사들의 열정이 소진되는 구조,

열정을 강요당하면서도 그 대가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학교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기도 하다.


교사라는 직업의 위대함은,

그 안에 숨겨진 소진과 희생 위에 서 있다.

그 구조의 모순은 오늘도 많은 교사들의 어깨 위에서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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