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씩 교사가 사라지는 이유
잠시 쉼을 위해 들렀던 카페.
하지만 그날, 나는 예상하지 못한 ‘평가의 현장’ 한가운데에 앉아 있었다.
커피를 기다리던 그 짧은 몇 분 안에
나는 교사가 왜 하나둘씩 사라지는지를 똑똑히 보았다.
들려오지 말았어야 할 말
“모 선생님은 옷차림이 좀… 말투도 그렇고.
그러니까 애들이 수업이 재미가 없지.”
말투는 낮고 차분지만,
그 차분함 속에 이미 누군가의 하루, 자존, 노력이
가볍게 해체되고 있었다.
세대차이, 옷차림, 말투.
이 세 단어만으로 한 교사의 정체성이 재단되었다.
그 자리에선 맥락도, 이유도, 사실도 묻지 않았다.
그저 더 자극적인 이야기만 덧붙여질 뿐이었다.
리얼로 듣게 될 줄은 몰랐다
교사가 된 이후,
온라인이나 카페에서 교사 이야기가 오간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바로 옆자리에서
‘누구인지 추측할 수 있는’ 한 선생님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듣게 될 줄은 몰랐다.
말은 가벼웠지만
그 가벼움이 향하는 곳은 너무 무거웠다.
공개된 장소에서 한 사람을 논하는 대화 속에서
진실은 제일 먼저 사라지고
그 빈자리를 오해와 왜곡이 채운다.
말은 가볍고, 데미지는 구조적이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그냥 잡담일 뿐이잖아요.”
하지만 교사들은 안다.
잡담이 얼마나 쉽게 누군가를 고립시키는지.
특히 공개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가 듣는 자리라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넘는다.
그렇게 시작된 작은 이야기 하나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분위기가 되고,
학교 안에서 ‘이미 정해진 인식’이 되고,
학생들에게는 교사의 권위를 깎는 근거가 되고,
결국 교사는 자신도 모른 채 홀로 서게 된다.
고립된 교사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그건 개인의 나약함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그래서 하나둘씩 교사가 사라진다
교사가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수업이 어려워서도,
업무가 많아서도,
세대차이 때문도 아니다.
진짜 이유는 훨씬 더 조용하고, 훨씬 더 잔인하다.
말 때문이다.
책임 없는 말.
맥락 없는 말.
익명 뒤에 숨어 있는 말.
그 말들이 쌓여
어떤 교사는 마음을 잃고,
어떤 교사는 자신을 잃고,
결국 어떤 교사는 학교를 떠난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말의 잔해만 남긴 채.
나는 오늘 그 현실을 보았다
교사를 소진시키는 것은 큰 사건이 아니다.
언제나 아무나 던질 수 있는
작고 가벼운 말의 지속적인 축적이다.
그 말들은
언제든, 누구에게나 향할 수 있다.
카페를 나오며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나는 적어도,
사람의 진실을 사라지게 하는 말은 하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