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iens] 과학혁명Ⅱ: 자본, 제국, 그리고 인류의 미래
진리를 탐구하던 과학,
미래를 거래하던 자본,
세계를 정복하던 제국—
그 끝에서 인간은, 스스로를 다시 설계하려 한다.
세상의 법칙을 쥐게 된 인간,
그 힘은 이제 어디로 향하는가?
과학이 세상을 설명하는 도구였다면, 자본주의는 그 힘을 현실로 옮긴 연료였다.
근대의 자본가들은 탐험과 전쟁, 기술과 무역에 과학을 활용했다.
하지만 단순히 후원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과학과 함께 ‘미래’를 사고팔기 시작했다.
과학은 “앞으로 알게 될 것”을 전제로 연구하고,
자본주의는 “앞으로 벌게 될 것”을 전제로 투자했다.
그래서 둘은 함께 질문했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보다는,
“미래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이 믿음이 신용이라는 발명을 낳았고,
신용은 자본주의를 한계 없는 엔진으로 만들었다.
정복은 낭만이 아니라 계산이었다.
유럽 제국은 군사력과 지리학, 항해술과 생물학, 경제학과 인류학을 동원해
세계 지도를 다시 그렸다.
하라리는 말한다.
“제국은 탐험을 지원했고, 과학은 그 정당성을 제공했다.”
미지의 대륙은 더 이상 신비가 아니었다.
지배 가능한 공간이었고, 측정 가능한 자원이었으며, 투자 가능한 기회였다.
과학은 정복의 도구가 되었고, 제국은 실험의 무대가 되었다.
정복과 연구는 같은 배를 탔다.
지식은 진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통치를 위한 수단이 되었다.
‘신용’이라는 개념은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니다.
그건 새로운 인식의 틀이었다.
과거의 사람들은 “지금 있는 만큼 쓰라”고 배웠지만,
현대인은 “앞으로 벌 것을 믿고 지금 써라”는 신념 위에서 살아간다.
이 믿음은 소비뿐 아니라, 정치와 교육, 문화 전반을 지배한다.
우리는 성장을 ‘필수’로 믿고,
경제지표가 행복보다 중요하다고 느끼며,
기술이 곧 진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자본주의는 더 이상 하나의 체제가 아니라,
현대인의 삶을 설명하는 ‘신화’가 되었다.
과학혁명은 지식을 권력으로 바꾸었고,
자본주의는 권력을 체계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인간은 죽음과 질병을 넘어서
‘행복’과 ‘영생’마저 설계하려 한다.
우리는 이제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려는 종(種)이 되었다.
하지만 하라리는 묻는다.
“이런 진보가 정말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고 있는가?”
과학은 답을 주지 않는다.
자본도 주지 않는다.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존재는 오직 인간뿐이다.
‘진보의 방향’은 기술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