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ENDIX :나를 사랑하는 방법
어릴 때는 막연히 생각했다.
어른이 되면 뭔가 다를 줄 알았다.
삶의 방향이 명확해지고, 불안함은 사라지고,
“이제 어른이니까”라는 이유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할 줄 알았다.
주변을 둘러보면 다들 멀쩡해 보인다.
자기 일에 몰두하고, 멋지게 커리어를 쌓아가고, 여유롭게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들.
그런데 왜 나는 여전히
“어른”의 자격을 묻고 있는 걸까?
어른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어딘가 묵직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있다.
하지만 나는 늘 흔들린다.
불안하고, 방황하고,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늘 의심한다.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속으로는 흔들리고 있을지 모른다.
다만 그걸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혹은 나처럼 애써 괜찮은 척하면서 자기 확신을 만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면에서 나는 어른되기는 글렀다.
멀쩡한 어른이 되긴 글렀지만,
그래도 나는 나대로 살아간다.
갈팡질팡하면서도
어떻게든 길을 찾아가고,
불안하면서도 다음 걸음을 내딛는다.
어쩌면 중요한 건 어른이라는 딱지가 아니라
나답게 사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때로는 비틀거리고,
때로는 주저앉아도
다시 일어나서 나아가는 것.
세상이 요구하는 어른의 기준에
억지로 나를 맞추지 않기로 했다는 자기변명과 위로를 또 해본다.
멀쩡한 어른은 아니어도, 삶을 향해 발을 내딛는 한 사람으로
나를 인정하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