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구조에선 누구든 무너진다.

05. 나를 사랑하는 법

by Way Maker

“그냥 버텼으면 되는 거 아니야?”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
“그래도 월급 나왔잖아.”
“요즘 다 그런 거 아냐?”
“그 정도는 다 겪고 산다.”

나는 그 말들이 내가 부서질 때 들었던 말이란 걸 잊지 못한다.


이직을 했던 건 단순하지 않았다.
나는 일을 못한 게 아니라, 일이 굴러가지 않는 구조 속에 던져졌을 뿐이었다.

내가 힘들었던 상사는 나랑 결이 안맞는 사람들이 많았다.

혼자서 하던 구조에서는 감정적으로 부정적 시그널이나 압박이 있으면 힘들었고

성과를 방해하거나 업무를 배제하는 등의 압박을 주었다.

특히 기획력이 없거나 밑에 사람에게 일을 내리고 평가만 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그 상사에게 한 번도 물어보지 못했다.

왜 그랬는지.

내가 뭐가 그렇게 불편했는지.


그런데 더 힘들었던 건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는 자기 의심이었다.

일도, 감정도, 협업도 모두 혼자 떠안고 그것마저도 내가 문제인 것 같았던 시간.

지금 나는, 그 시간을 “내가 잘못 견딘 시간”이 아니라 “그 구조가 나를 버린 시간”이라고 정의한다.


지금 나는 그때보다 더 말이 유창해졌고,
더 많은 전략을 짜봤고,
더 단단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나를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는 거다.

누군가 나를 무시하거나 깎아내릴 때,
예전처럼
‘내가 모자라서 그런가...’
‘내가 말투가 좀 이상했나...’
‘내가 진짜 찐따같았나...’
그렇게 자책부터 하진 않는다.


그날의 나는 최선을 다했고,
단지 설명할 기회가 없었고,
상대는 그 기회를 줄 생각조차 없었다.

나는 지금도 완벽한 기획자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때보다 훨씬 더 나를 믿는 기획자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나를 지킬 수 있는 구조를
내가 먼저 설계해보려고 한다.

그게 내가 회복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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