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과 게임이론
이직 면접은 불완전한 정보게임이다.
나는 회사의 내부 사정을 모른다. 회사는 나의 진짜 역량과 태도를 모른다.
그래서 면접은 일종의 ‘베이지안 게임(Bayesian Game)’이 된다.
서로의 불완전한 정보를 기반으로, 확률적으로 상대의 의도를 추정하며 움직인다.
이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운”은 사실 단순한 미신이 아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된 확률 변수일 뿐이다.
운이 나쁘다는 건, 사실 상대의 전략 구조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직은 또한 반복게임(Repeated Game)이다.
한 번의 선택으로 끝나지 않는다.
각 게임은 끝나도, 나의 평판과 신뢰는 다음 라운드로 이어진다.
그래서 잦은 이직은 단순히 경력의 문제를 넘어서
‘신뢰 자본의 할인(discount)’으로 작용한다.
이전 라운드를 불완전하게 끝낸 사람은 다음 게임에서 협력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성공적인 이직이란,
회사와 내가 서로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인정하는 협력적 내쉬균형(Cooperative Nash Equilibrium)을
찾는 일이다.
(이직의 타이밍 역시 ‘협력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때’ 도래한다.)
회사와 이작자 모두 서로가 자기만의 최적 전략을 가지고 들어온다.
회사는 “이 사람을 뽑을 이유”를 찾고, 지원자는 “이 회사에 들어가야 할 이유”를 만든다.
겉으로는 서로에게 호감을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 관계가 내게 실질적인 이익을 주는가?”를 계산한다.
면접은 결국, 불완전한 정보 속에서 상대의 의도를 가장 정확히 추론하는 사람의 게임이다.
협력은 감정이 아니라 전략이며, ‘합리적 균형’은 결국 나의 계산력에서 비롯된다.
그러니 면접의 목표는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를 남기는 것’이다.
상대가 나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만드는 순간, 게임은 이미 절반 끝난 것이다.
성공적인 면접은 ‘대화’가 아니라 ‘시뮬레이션’이다.
회사와 나는 서로의 전략을 탐색하며, 제한된 정보 속에서 최적의 선택을 예측한다.
그리고 그 예측이 일치하는 순간 —협력적 내쉬균형이 만들어진다.
이 균형은 감정도 중요하지만 데이터도 중요하다.
표정이나 태도의 문제라기보다, 서로가 내놓는 정보의 밀도와 일관성의 문제다.
즉 ‘호감’이 아닌 ‘예측 가능한 파트너’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면접이란 결국, 상대가 나의 전략 함수를 이해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 결과가 합격이든 아니든, 그 면접이 내 다음 라운드의 변수값을 바꿔놓았다면,
그건 이미 좋은 게임이었다.
좋은 면접은 ‘합격’을 주지 않아도,
나에게 방향을 준다.
나쁜 면접은 ‘탈락’을 주지 않아도,
나의 전략을 흔든다.
결국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그 면접이 나의 전략 함수를 업데이트하게 만들었는가다.
그래서 진짜 이직의 목표는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합리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상대를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