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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 Mar 25. 2024

왜 일을 할까?

일의 의미/즐거움

"대학을 졸업하고 힘들게 대학교에 취직했는데 일을 틀게 박혀 마치 제가 부속품이 된 것 같아요. 열심히 노력해서 대기업에 입사했는데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생각했던 일과 너무 달라 고민입니다.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긴 해도 이왕이면 내가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싶습니다. 노는 것처럼 일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워라밸 아닐까요?"



"막상 입사해서 보니 선배들은 마지못해 일하는 분이 많아요. 돈을 많이 주니 참고 일하는 선배들이 있어요. 윗사람들이 하라고 하면 꾹 참고 그대로만 하는 것 같아요. 저보고 너무 열심히 일하지 말라고 하네요. 열심히 하다가 실패하면 일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힌다고 합니다. 내가 이런 삶을 살기 위해 그 힘든 과정을 거쳐 이 회사에 왔나 싶어요"


"처음에는 합격만 시켜주면 온몸을 바쳐 일할 것 같은데 막상 회사에 다녀보면 재미가 없습니다. 요즘 잘 나가는 IT 회사와 비교하면 연봉도 적고 복지도 떨어지는 것 같고, 이상한 선배들도 많습니다. 신입사원시절 열정에 차 자아실현을 꿈꿨지만 막상 취업에서 회사를 다녀보니 현타가 옵니다"


요즘 회사 게시판이나 블라인드에서 나온 요즘 애들이 이야기이다. 일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우리 인간은 왜 일을 하는 것일까? 힘들게 공부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들어왔는데 내가 하는 일이 재미없고 별 의미가 없다면?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든데 이를 꼭 해야 하는가 라는 고민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나는 왜 금 수저, 은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것인가? 블라인드나 SNS를 보면 젊은 세대들의 파이어족, 코인, 부동산 투자 등의 이야기들을 많이 본다. 동기는 코인, 주식, 부동산으로 얼마를 벌었다는데 나는 왜이 모양일까 자신의 운명과 현실을 원망도 해 본다.


사람들은 살아가는 동안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런데 기성세대가 볼 때 요즘은 일하는 의미와 목적을 잃은 체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왜 일하는지,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생각하지 안 하고 정해진대로 움직이면  급여가 나온다. 왜 일하는지 모른 체 아침에 눈을 뜨고 습관처럼 출근해서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쓰고 있지만 정작 왜 나는 일하지라는 생각을 깊이 하지 않는 것 같은 것처럼 보인다. 


필자를 포함한 기성세대도 지금의 젊은 세대만큼 회사에 가기 싫었다. 일요일 9시에 방영했던 예전 인기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가 끝나면  여기저기 한숨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필자가 젊었을 때는 지금과 비교하면 일하기 싫어도 일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다. 지금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추구하고 적성에 맞는 일을 찾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었다. 더욱이 지금처럼 이직이 보편화된 유연한 노동시장이 아니었기에 한번 들어간 회사에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일하는 것이 일종에 사회적인 책임이자 의무였다.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일을 하다 보니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보기 힘들 일도 모진 풍파와 시련도 참고 견뎌야 하는 마음의 근육도 커졌다. 그런 시절을 지낸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젊은 세대는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 


미국과 글로벌 갤럽 조사 모두에서 직장인 70%가 자신이 업무에 전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절대다수가 자기 일에 전념하지도 않고 열정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의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도 없고 자신의 성장도 바라볼 수도 없다. 하루빨리 회사를 나가 벤처기업을 세워 일확천금을 벌어 이른 나이에 은퇴해 여유롭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러나 직원들 특히 요즘 MZ세대라는 젊은 직원들은 일하는 것이 싫은 것이 아니다. 활기찬 업무 분위기에서 열성을 다해서 일하고 싶다.  다만 이들의 실험적이고 주도적인 업무 추진은 조직의 리더십, 관행과 규칙, 프로세스 등 막히고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상사는 반응하지 않고  결국 마음의 문을 닫고 월급날만 바라보는  월급루팡이 되면서 금전적인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그저 자신이 받을 보상에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최소한의 시간만 들여 일을 마무리한다. 받는 만큼만 일한다는 더 이상 저가형 직원에게 좋은 품질을 기대하지는 것은 욕심이다.  앞으로 자기계발해서 돈을 더 주는 다른 곳으로 이직해야 했다는 말들을 한다. 자신이 무엇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잊고 일에서 스스로를 소외시킨다. 


사회심리학자 슈워츠와 샤프는 쾌락적응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상황에 적응한다고 했다. 큰 액수의 보너스나 연봉 인상 등 상당히 규모의 물질적 보상을 받는다고 해도 그로 인해 즐거움과 행복은 한순간이고 효과는 사라진다 하고 한다.  외부 보상은 내재 동기를 축소시키고 성과와 창의성, 심지어 순수한 행동까지 모두 도미노처럼 무너뜨린다고 한다. 금전적 보상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금전적 보상만으로는 직원들이 자발성과 주도성을 유지시키지 못한다. 연봉으로 직원을 잡아두는 회사도 미래가 없어 생산원가가가 높아지고 결국 상품이나 서비스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고객의 가치가 줄어든다. 회사가 어려워지면 이런 직원들은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으며 보상 없이 아무 일도 안 하려고 한다.


직원들은 단순히 잘해주거나 배려를 내세우는 직원 포퓰리즘을 원하지 않는다. 이제 기업들은 MZ세대에게 왜 일하는지에 대한 일하는 의미를 제공해 주고 자신의 업무에 몰입하여 자신의 일의 영향력을 느끼고 성취감을 높여 줄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을 고민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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