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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 Mar 25. 2024

일하는 의미를 찾아서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율성 

사람은 누구나 자율적으로 일하고 싶어 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고 싶어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권한을 가지고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실험하고 성과로 만들고 싶어 한다. 기존 위계적인 문화에서의 일방적인 지시는 인간이 가진 이런 본성을 방해한다.


"막상 회사에 입사해 보니 내가 이런 삶을 살기 위해 그 힘든 과정을 거쳐 이 회사에 왔나 싶어요. 저도 의견이 있는데 윗사람이 하라고 하면 꾹 참고 그대로 해야 합니다. 내가 왜 이일을 해야 하는지 일이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열정이 점점 사라집니다". 


"요즘 여기저기서 성과급으로 얼마 받았다는 기사를 많이 봅니다. 사실 야근 특근 미친 듯이 하면 그 정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어요.   A회사는 성과급 비중만 크지만 기본급이 낮아요. 그렇게 때문에 더 많은 성과를 내야지 성과급을 많이 받아요. 사업부별로 차이도 많이 납니다. 래도 여기는 월라밸이 좋잖아요. 일하는 것도 그리 힘들지 않고요. 그래도 여기는 돈은 조금 덜 받지만 워라밸이 가능해서 만족합니다". 


"저는 자동차 만드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아직도 내 손과 품이 들어간 자동차가 시장에 나오면 그렇게 뿌듯하고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유튜브에 내게 만든 기능이 소개될 때면 괜히 웃음 짓게 됩니다. 지난 한 주는 바쁘고 힘들 날이었지만 주말 아침 햇살 받으면 소소하게 행복함을 적어봅니다". 


우리가 직장에서 일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일까? 아침에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면서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해서 회사가 돈을 많이 벌면 나도 한몫 두둑이 챙겨야지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그냥 꾹 참고 지금의 회사나 다녀야지라고 생각하면 이 또한 고역이다. 우리의 뇌는 자신의 일에서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 돈 같은 외적 보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는 기업일수록 외적동기부여인 연봉, 승진 같은 이슈에 불만이 더욱 쉽게 쌓인다. 외적 보상의 개선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내적 보상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조직문화의 구축이 필요하다. 


실제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좋은 동료와 상사를 만나고, 재미있고 도전적인 과제가 있으며, 몰입하여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할 때 회사에 가고 싶다. 즉  말이 잘 통하는 동료가 있고,  재미있는 업무가 있으며, 나를 지원해 주는 리더가 있을 때 출근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돈은 이런 활동으로 인해 얻게 되는 부차적인 것이다. 


MZ세대들도 이전에 비해 일에 대한 의욕이 떨어진 것은 아니다. 자신의 성장과 이어지지 않는 ‘시켜서 하는 일’에 대한 거부 반응이 예전보다 심해진 것이다. 과거 경제성장 및 완전 고용의 시기에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욕구와 같은 결핍요구가 강했지만 지금은 인정 욕구, 자기실현 요구와 같은 성장 욕구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직원만족경영을 표방하며 각종 복리후생 정책을 내놓지만 일의 본질이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열정을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인간이면 누구나 개인적 존재로서 인정받고 싶어 한다. 내가 하고 싶는 것을 하면서 개인적 인격체로 살고 싶어 한다. 일을 하면서 나를 표현하고 싶어 하고 나 스타일대로 자율적으로 살고 싶어 한다. 많은 직장인들에게 직장을 다닌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내가 아닌 영혼을 분리해서 생활해야 한다. 대신에 일 밖에서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인생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내가 가진 모습이 아닌 회사에서 요구되고 집단화된 바람직한 모습의 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개성화된 내가 아니라 집단안에서 바람직하다고 허용되는 정도의 모습을 보여준다.  내가 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억지로 숨기고 집으로 돌아와 나의 모습과 감정을 풀어놓는다. 나의 삶의 분리되어 직장에서의 삶과 인생에서의 삶의 분리되는 것이다. 


코로나 19는 기존의 기업문화의 많은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은 전략이 아니라 사람이며 시스템이나 전략 계획보다는 열정을 가진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수직적이고 룰에 의한 지배는 사람들의 대응을 느리고 수동적으로 만든다. 위기에서는 행동의 속도 싸움이 중요하다.  특히 MZ세대는 이제 지시와 복종의 관료주의, 집단주의 기업문화를 거부한다. 자신의 중요하며 기업 내의 자기를 드러내고 싶어 한다. 기업에게는 지속 성장을 위해, 개인에게는 행복한 삶을 위해 이제는 개인의 창의와 아이디어를 억압하는 기존 문화에서 분권화, 자율, 팀단위의 수평적 협업이 가능한 사람 중심적 기업문화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이제 기업들은 인간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통해 다양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일안에는 생계를 위한 의미도 내포되어 있으며 일하는 사람의 가치, 신념을 표현하고 스스로 자신의 노동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일안에는 안정된 생계를 보장하고 자아를 실현할 기회를 가지며 동시에 사회적 기회를 통해 주변에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인간으로서의 삶에 풍요를 주고 성장하는 동시에 회사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직장에서의 성공이 인생에서의 성공이 아니다.  직장생활을 통해 인생 전반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자신의 시간을 회사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내 건강도 관리도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함께 하는 시간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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