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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 Mar 25. 2024

조직문화는 무엇인가?

조직문화란 한마디로 그 조직만의 일하는 방식이다. 구성원들은 일을 할 때 그들 조직에서 허용된 가치관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한다. 예를 들어 상사가 어떤 업무를 지시할 경우 ‘상사가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그 조직에서 통용되는 가치관(집단적으로 공유된 가정)에 따라, 비록 개인적으로 상사의 지시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고 생각해도 집단 보이지 않은 규율에 기반하여 상가가 지시한 업무는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집단가정은 오랜 시간을 걸려 형성되고 집단의 DNA으로 자리 잡는다. 이러한 집단가정은 조직 내 모든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애드거 샤인은 이러한 집단적 가정을 그 조직의 구성원들의 무의식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믿음, 인식, 감정의 총화로 구성원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기초가 된다고 정의하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관찰하기도 어려워서 변화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였다.


애드거 샤인은 문화를 3단계로 수준을 구분하여 설명한다

첫 번째는 인공물(Artifacts). 이러한 인공물은 핵심가치 위에 존재한다. 외부에 있는 것으로 쉽게 분별될 수 있는 물리적, 상징적 창조물을 말하며 조직의 문화적 특성을 형성한다. 사람들은 인공물을 보고 그 조직의 문화를 판단한다. 첫 번째 단계인 기본가정이 조직의 인공물에 영향을 주며 인공물들은 또한 구성원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행동의 기반에 되는 신념, 가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징적인 인공물에는 전설(신화), 의례/의식, 은어 등 있다. 보통 전설(신화)은 과장이 섞인 보통 사람으로 상상하기 힘든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조직을 만든 창립자이다. 특히 창립자들이 무일푼으로 시작해서 세계적인 거부가 되었다는 이야기는 좋은 전설의 주제가 된다. 오백원 짜리 지폐를 보여주고 조선소가 없이도 거대한 규모의 선박 수주를 따왔다는 정주영 회장 이야기, 작은 창고에서 작업을 시작하여 세계적인 기업이 된 빌게이츠 이야기 등 창업과정에서 겪은 고난과 역경의 사례는 그 조직의 신화가 돼 이후 조직문화를 형성하는데 자양분이 된다. 의례나 의식은 그 회사만의 행사나 의전 등을 이야기한다.  보험회사의 경우 매년 판매왕을 뽑고 축하해 주는 행사가 있으며 회의할 때마다 안전을 강조하는 듀폰 등이 그 좋은 예이다.  


둘째, 핵심가치 가치(Espoused Values). 기본가정 위에 핵심가치가 있다. 기본가정이 무의식적인 것이라며 핵심가치는 의식적인 전략, 목표, 그리고 철학을 말한다.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행동의 가치이다. 조직 내 무의식적인 기본가정이나 가치 등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언어화시킨 경우이다. 기본가정 및 가치는 눈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언어로 표현할 경우 구성원들에게 보다 시각적으로 설명할 수 있으며 새로운 직원이나 기존 직원들의 행동 변화를 위한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기본 가정 및 가치(Basic Assumptions and Values). 문화의 단계 중에서 가장 밑바닥에 존재하는 핵심 또는 본질이 되는 기본적인 가정 및 가치 등을 말한다. 이것들은 대부분 무의식적인 수준에 존재하기 때문에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특정한 회사에서 일 특정한 방식으로 발생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열쇠를 제공하며 무의식으로 구성원들이 의사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또한 이러한 기본가정은 조직 구성원이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을 경우 보이지 않은 손에 의해 행동의 교정을 요청받거나 그 조직에 적응하지 못하고 떠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물질적 상징은 근무환경에서 나타난다. 직원들의 사무 공간보다는 임원방이 더 넓거나 임원전용 엘리베이터, 식당, 주차 공간 등을 보면 그 회사의 위계적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아마존의 제프베이죠스는 CEO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직원의 생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고 본인 스스로 낡은 책상과 의자를 버리지 않고 사용함으로써 검소하고 절약하는 물리적/상징적 태도를 솔선수범하여 보여준다. 


조직문화는 오랜 기간 동안 축척 된 것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현재 하고 생각과 행동이 본인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구성원들을 둘러싼 수많은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결과물이다. 우리가 조직에 들어와서 배운 것, 상사나 동료들의 이야기, 근무 환경, 리더들의 관심사, 등 아주 사소한 것부터 제도나 업무처리 방식까지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같은 기업에 속한 사람들은 비슷한 가치를 토대로 일정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이며 이러한 비슷한 환경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신규사원은 새로운 조직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이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판단한다. 조직문화는 명문화되지 않았지만 회의 때 아이디어를 냈다가 엄청 깨질 경우(본인이든 다른 동료이든) 회의할 때는 어떤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것과 높은 분들만 발언한다는 규율을 불문율로 생각하고 내재화시킨다. 이러한 불문율은 단순히 회의 때 만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업무를 할 때도 말을 하면 안 될 것 같은 독서실 같은 분위기를 형성한다.


조직은 고성과 못지않게 지속적 성장이 필요하고 이를 뒷받침해 주는 조직의 문화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조직문화는 조직의 건강을 나타내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조직은 어떤 환경에서든 알아서 반응하여 일정한 몸 상태를 유지하여 조직의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 준다. 그러나 조직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게 될 경우 위급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조직 기능들이 서로 각자 제 멋대로 작용하여 균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된다.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유연성/적응성인데,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조직 문화를 내세우면서도 사내 의사소통이나 리더들은 매우 권위적이고 위계적이거나, 도전과 혁신을 지향한다 하면서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성과시스템을 가진 조직들이 그런 사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조직은 살아있는 유기체이기 때문에 신체와 같이 모든 기능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지 못해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불균형한 조직의 건강은 밖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조직의 역량과 성과를 끌어내리는 부정적 영향을 가져온다. 사람의 건강이 한번 악화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처럼 조직의 건강도 마찬가지다.


조직의 건강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모든 기능이 균형 있게 관리할 수 있는 통합적인 건강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말로만 하는 자율이 아닌 조직의 모든 영역에 조화롭게 유지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단순히 운동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식단관리나 환경 개선 등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건강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과 같다. 단기간에 에너지를 만들어 성과를 내는 조직은 끝까지 존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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