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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 Apr 01. 2024

코로나로 가속화된 디지털 일터는 우리를 외롭게 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좋은 공동체 문화의 출발이다.

AI, 빅데이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난리인데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라고 하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될 것이다. 지금 일류역사상 그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파괴적인 혁신이 일어나고 있다. 펜데믹으로 변화의 속도가 30년 정도 더 빨라진 것 같다. AI로 인해 공상과학으로 생각했던 것이 눈앞 현실이 되고 가상현실에서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다. 

 

일상생활이 갈수록 비접촉을 지향해 설계되고 기술은 우리가 현실관계를 유튜브, 틱톡, 메타버스를 통해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가능하며 SNS을 통해 참여하고 인스타, 스냅챗을 통해 자신경험을 공유한다. 직장에서는 접촉 없이도 비대면으로 일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고, 대화의 장은 점점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는 온라인 접속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오히려 더 큰 외로움을 느낀다. 코난테크놀로지의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은 차갑고 딱딱한 비대면 기술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한다. 키오스크나 챗봇처럼 딱딱한 비대면 기술이 대면 서비스를 대체하기에는 부족하고 공허하다고 것이다. 


자본주의에 그 뿌리를 둔 외로움은 21세기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인스타의 도파민 쾌감에 중독되고 사무실에서의 테일러식 경영이, 휴대전화로 인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지만 서로를 소외시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술과 결합된 자본주의는 함께라는 공동체 의식이 역사적 번영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를 보편적인 가치인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우리라는 관계를 거래로 변질시키고 시민에게 소비자라는 배역을 맡기고 직원에서는 성과주의에 입각한 생존경쟁을 부추긴다. 소득과 부의 격차를 갈수록 심화시키고 더불어 살기, 친절, 협력 등의 가치를 절하시키고 있다.  


자본주의적 성과주의에 침식된 많은 기업에서 생존경쟁, 각자도생을 강조하면서 공감과 공동체 정신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공동체 의식을 경험하기는 갈수록 힘들어지지만 어딘가에 소속되고 싶은 갈망은 여전하다. 외로운 경제가 유행하는 것이다. 같은 동네, 아파트에 사는데도 누구인지도 모르고 알아도 커피 한잔할 마실 여유가 없다. 외롭다는 사람들은 밴드나 동네 소모임을 통해 식사나 술자리 모임에 자주 참석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혼자 살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는 현실에서 공동체 체험은 점점 사라져 간다. 

현재의 직장에서 사람들은 누구에게도 하소연하지 못하고 서로를 소외시키지만 건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처럼 포장한다. 사무실을 나서도 위안을 찾을 길 없는 사람들은 향락 산업, 연애, 스포츠, 동아리 활동 등에서 마음의 위로를 구하기도 한다. 정신의 억눌림에서 누적된 몸의 피로를 해석하려는 현상이다. 문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구성들에게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물어보면 각종 취미생활이나 워라밸을 나열할 것이다. 자신이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모른 채 고통과 불안에서 일하고 있다. 이것은 자신이 원하는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욕망을 좇아가기 때문이다. 의미 없는 시간소비는 오히려 허무만 남는다. 



우리는 일을 통해 동료애, 목적의식 그리고 공동체 정신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에서 성공을 정의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더는 우리라는 공동체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공동체가 얼마나 원자화되고 양극화되었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협력과 존중과 배려의 근육을 키운다면 더 큰 연결감을 느낄 수 있고 동일한 소속감을 키울 수 있다. 외로운 세계에는 우리가 서로를 위해 있어주는 것 밖에 없다. 흩어져가는 세계에서 우리가 하나가 되고자 한다면 여유를 갖고 걸음을 멈추고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사람 마음에 대한 이해는 좋은 출발점이 된다. 인간의 마음은 본래 진실하고 선하고 아름다운 것을 지향하다. 기업의 경영자들에게 이런 선천적인 마음의 지향성을 기업의 생산성과 창의성에 활용할 수 있는 사람존중의 문화가 필요하다. 구성원들을 자원이 아닌 사람으로 보면 가능하다.  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많은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금씩 다른 경험을 축적해 나간다. 

매일의 경험이 개인의 주체적인 특성이 발현되면서 동시에 이타적인 결과를 낳으며 공동의 목표와 스스로의 목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각자가 개별적으로 지키는 것들의 통합으로 만들어진 우리가 매일의 경험을 통해 강해지는 것이다.


진정성이 없는 인간관계는 개인의 고립감과 소외감을 초래한다. 조직 내 진정한 관계 즉 서로가 인격적으로 신뢰하고 허물없이 소통하며 공동의 과제에 대해 원활하게 협력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성장이 나 자신을 확장시키는 과정과 동일하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는 조직 내 서로 다른 사람들을 더 많이 담기 위한 각자의 그릇을 넓혀 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조직 안의 다양성은 인정되고 진정한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다. 


참고문헌

문유석(2022) 개인주의자 선언. 서울: 문학동네

최지훈(2020) 조직문화 재구성. 개인주의 공동체를 꿈꾸다. 서울: 플랜비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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