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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 Apr 05. 2024

일하는 의미를 연결한다

조직의 정체성과 개인의 정체성을 연결한다

일반적으로 미션은 조직의 존재 이유를 나타내며 그 조직에 사업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존재하는 목적과 소명을 이야기하며, 비전은 그 기업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이고 지향점이 된다. 미션은 조직의 출발점이 되고 비전은 도착지인 목적지가 되는 것이다. 비전은 시기와 환경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일단 달성이 되고 나면 반드시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많은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미션, 비전, 핵심가치의 정의와 위계 구조에 대해 혼돈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조직들은 비전과 미션의 개념을 혼용하여 사용하거나 같은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비전을 미션과 비전의 통합 개념으로 보기도 하고, 미션을 넓은 의미의 전략목표 개념으로 쓰기도 한다. 이론적으로 무엇이 맞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조직의 사업과 조직문화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적합한지가 제일 중요하다. 무엇이 옳고 정확한 것인가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한다는 것은 미래 예측 자체가 지속적으로 불가능한 지금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큼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기업이 지향하는 목적에 중심을 두고 매 순간 일어나는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감지하고 큰 그림의 관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원칙들을 선택하고 실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회사가 왜 존재하는가,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조직의 목적은 그때그때의 빠른 전략적 판단을 통해 결정하며 이러한 곳에 도달하기 위한 조직과 구성원의 행동의 원칙과 기준으로 핵심가치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조직의 목적(미션)을 기업의 사업 전략에 반영되기보다는 조직의 핵심가치로서 직원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것으로만 간주한다. 미션이나 비전 이야기를 하면 치열한 전투에서 그런 게 뭐가 중요하지 실적이 바로 인격이야. 그동안 미션이 없어도 우리 회사는 잘 굴러왔어. 그보다 실적에 좋아야 회사에서는 사람대접을 받는 거야 라는 냉소와 비아냥거림을 들은 적도 있다. 중요하다고 하지만 추상적이고 피상적인 미션과 사업 전략이 어떻게 연결되어 어떤 효과를 발휘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다행히 2010년 이후 다수의 성공 기업들이 조직의 정체성과 개인의 정체성을 연결할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기업의 목적인 미션을 단순히 조직문화 관점인 정서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재무적 대규모 투자와 핵심적인 자원을 도입하고 사업방식을 결정짓는 사업전략 수립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기업의 정체성이라 기업의 존재 이유, 미션을 뜻한다. 기업들은 조직의 미션을 구성원 개개인의 정체성 일부로 받아들이고 매일 하는 업무를 통해 그 미션을 실현해 나가며, 조직이 정체성이 확대되고 개인들에게는 성장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개인들도 조직 목적 달성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개인의 정체성을 달성하는 것이 곧 조직 존재 이유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개인 자신이 조직과 분리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조직의 한 구성원이라는 느낄 때 조직에 대한 소속감이 생기고 자부심이 생긴다.


따라서 기업도 직원의 소속감을 진정으로 키우고 싶다면 미션에 입각한 경영을 해야 한다. 조직 미션을 명확히 밝히고 그 미션대로 경영해야 하는 것이다. 조직의 미션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은 그 미션을 개인의 정체성으로 수용할 수 없어 조직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조직이 표면적으로 내세운 미션과 실제 조직을 운영하는 모습이 다를 때 직원들은 배신감을 느낄 것이며 MZ 세대는 더욱더 그럴 것이다.


요즘 기성세대와 MZ세대와 일하는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미션에 대한 공유가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MZ세대는 어려운 취업의 관문을 통해 직면하는 업무 상황은 기성세대와 비교해 많이 바뀌었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스펙과 높은 학력 수준은 업무 자체에 큰 변화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있다. 여기에서 불일치가 발생한다. 내가 이런 일을 하려고 스펙을 쌓았나? 신세대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만한 직무는 많지 않고 업무의 가치와 의미를 따지면서 허드렛일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신세대 직원들과의 갭, 여기서 참지 못하고 불만이 많아지고 퇴사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들 세대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중요시한다. 기존 세대는 왜에 대해 묻지 않았다. 지시가 내려오면 질문하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지시를 처리했다. 그러나 MZ세대는 이해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납득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일이 왜 중요한지 일을 통해 내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이해시켜 주어야 한다. 가치 있는 일을 통해 자신이 기여하고 인정받기를 원한다.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고 공감한다면 어느 누구보다 몰입해서 열정적으로 일한다. 조직에 기여를 했을 때는 칭찬하고 인정해 줘야 업무 몰입지수가 배로 올라간다. 회사의 미션, 비전 핵심가치를 명확히 공유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인간은 누구나 개인과 사회적 성취를 이루려는 긍정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조직에서 일한다는 것은 이러한 요구를 충족해 가는 과정이다.  자신과 조직이 하는 일이 최소한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행동만이 아니라 뭔가 의미 있는 일이며 조직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라는, 이런 공감이 이루어질 때 구성원의 주도성과 창의성을 끌어낼 수 있다. 구글은 전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해 누구나 접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션을 가지고 있다. 구글이 채용 시 가장 중점을 두는 질문은 지원자들에게 “구글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당신은 어떻게 창의적 방법으로 전문성을 살려서 회사에 기여하겠느냐”이다.  조직의 역할은 이런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개개인들이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구글처럼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조직은 개인이 가진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 혁신과 변화에 용이하다. 그러나 개인 서로가 추구하는 목표나 비전이 다를 경우 팀간, 개인간 분쟁이 매우 커질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모든 구성원이 함께 추구하고 일의 가이드가 될 회사의 미션과 비전에 동의하고 의사 결정의 원칙으로 사용해야 한다.


실리콘 밸리 기업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미션으로부터 출발한다. 아이디어 혁신을 만들려는 실리콘밸리의 회사들은 사람들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문제를 찾아내어, 그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션을 만들고 그 미션에 맞게 제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반면 혁신을 확산하는 기업은 이미 만들어진 혁신 상품을 좀 더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대중에게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두 기업의 미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혁신을 추구하는 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를 미션에 담지만, 혁신을 빠르게 확산하는 기업은 어떻게를 강조하는 내용을 미션에 담는다 

미션은 실리콘 기업들의 존재이자 혁신이 생길 수 있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이다. 미션에 따라 전에 없던 혁신을 만들 수도 있고 레드오션에서 가격과 품질 경쟁을 해 나갈 수 있다. 거기다 미션을 구성원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지에 따라 공동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위계구조를 가진 기업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기 때문에 미션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명령을 내릴 몇 사람만 회사의 미션/비전을 잘 이해하고 있으면 된다. 아랫사람은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되기 때문이다. 미션이 무엇이든 윗사람의 결정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미션이 유명무실하고 미사여구로 가득 찬 이유이다. 


HR사의 창업자 데이브 패커드는 “기업이 단순이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한다고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다. 금전적인 성과는 기업 존재의 결과이지 목적이 아니라”라고 이야기한다. 다이소는 저렴한 생필품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회사이다. 회사의 미션은 “소비자 물가 지수를 1% 낮추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미션은 다이소 구성원들이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게 하고 다이소가 다이소답게 만드는 것이고 다른 회사와 차별성을 갖게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그들의 비전인 ‘모든 가정에, 모든 책상에 컴퓨터를’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사업전략을 실행함으로써 이 비전을 달성하였다. 이후 침몰하려는 MS는 2015년 조직의 미션을 ‘세상의 모든 사람과 모든 조직에 더 많이 발휘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경영 환경과 내부역량 분석을 기반으로 MS에서 가장 잘할 수 있는 Cloud First 전략을 구체화하면서 다시 세계최고의 기업으로의 영광을 찾아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직원들이 공감하는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은 결코 싶지 않다. 많은 조직에서 회사의 미션이나 비전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성원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한 실패하는 미션이나 비전에는 구체성이나 진정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류사회에 이바지한다’ 같은 것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어떤 특색도 없고 구체성도 떨어진다. 조직의 존재 목적은 사업의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미 조직 내에 존재하는 사실을 명시하시는 것일 수 있다.  존재의 목적을 찾는 이유는 차별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추구해야 할 구체적인 방향성과 일의 명료성을 확보하여 모든 직원들의 업무에 구체적인 가이드 역할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이성적인 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면도 고려해야 한다. 직원들은 리더들의 말을 내용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속에 얼마나 진정성을 담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는가를 본다. 리더들의 진정성을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방법으로 반복해서 일관성 있게 말하고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문제해결을 위한 기반으로 사용한다면 직원들도 충분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업무 가이드로 삼는다.



참고문헌 

1. 유준희(2016). 여러분의 미션, 핵심가치는 무엇입니까. HR Insight, 2016년 9월호

2. 유준희(2019). 자율과 목적을 만드는 강점 기반 조직개발. HR Insight, 2019년 11월호

3. 유호연(2017). 생존하는 회사 vs. 미션을 이루어지는 회사. Brunch 실리콘밸리를 그리다, https://brunch.co.kr/@svillustrated/2

4. 한철환(2014). 월급쟁이: 돈에 살고 죽는다, 프로: 일의 가치에 살고 죽는다. 동아비즈니스리뷰, 155호

5. 이은형(2019).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 서울: 앳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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