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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미 May 02. 2024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

조직문화에서의 CEO의 역할

CEO의 가장 큰 역할은 지속적인 소통에 있다. 직원들이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영감을 주는 방법으로 소통해야 한다. 서로에게 솔직하고 심리적인 편안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배경의 직원들과 공감하고 서로의 감정이 전달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스토리를 통해 가능하다.
 CEO는 미션/비전이나 핵심가치가 조직에 잘 스며들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에 전달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경영층이 전형적으로 사용하는 흔한 두 가지 스토리 유형이 있다. 하나는 “치열한 경쟁과 소비자의 요구가 달라지면서 이전까지의 경쟁우위가 잠식당하고 있다. 우리의 변화는 미래 생존과 직결되며 변화에 성공하면 우리는 예전의 선도적인 지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우리의 성과는 업계 하위 수준이다. 생존을 위해서 극적인 혁신이나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우리의 장점을 활용하고 성장에 필요한 기술이나 역량들을 확보하면 우리는 상위 그룹에 진입할 수 있다”는 스토리이다. 이런 전형적인 스토리는 직관적이고 이성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리더들의 전달하는 이러한 메시지는 직원들을 감성을 자극하지도 실천하고 싶은 동기도 유발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인간의 마음이며 다른 사람의 사고, 감정, 행동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능력이다. 리더는 스토리로 구성원에게 영향력을 창출한다. 리더가 사용하는 스토리는 직원들에게 ‘함께’라는 가치를 만들고 함께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신념을 제공하여 하나라는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돕는 중요한 자산이다. 스토리를 말하고 스토리대로 실천하고 스토리를 실제로 구현할 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다.


실제로 성공적인 기업의 경영진은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스토리를 최대한 활용한다. 역사적으로 리더는 이야기를 통해 리더십을 발현하고 추종자들과 함께 행동을 만들었다. 마틴 루터킹은 인권이 실현된 미국에 대한 꿈을 흑인뿐만 아니라 전 미국인에게 전달하였다. 마틴 루서 킹 목사가 나설 때까지 수많은 유명 인권운동가들은 청중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맥락 없는 공허한 스토리만을 만들어 냈다. 킹 목사가 ‘나는 꿈이 있다’라는 제목으로 연설하기 시작했을 때 군중들은 술렁거렸다. 그들은 킹 목사의 이야기를 텍스트로 받아들여 자신의 텍스트(상황)와 한데 묶어 공감하기 시작하였다. 다시 말해 구성원들은 리더의 의도가 담긴 이야기를 자신의 것과 비교하여 받아들이고 리더의 내용과 자신의 내용을 결합하여 공감하는 ‘우리’라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다. 사실과 수치 등 우리가 경영분야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합리적인 것들이 실제로 우리 마음속에 오래 남아 있지 않는다. 그러나 스토리는 끈끈한 기억으로 우리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있게 된다. 좋은 스토리를 만들고 직원들과 공유하는 리더가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리더들에 비해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여 공감하는 리더로서 자신의 의도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다.


손정희 회장은 직원들에게 벤처기업이었을 때부터 소프트 뱅크가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할 것이다라는 미래에 대한 꿈을 스토리를 만들어 직원과 지속적으로 공감했다. 평범한 리더는 사실이나 정보만을 말하지만 사람들에게 조직에서 일을 해야 할 의미와 영감을 제공할 수 없다. 손정희 회장은 구성원을 고무시키고 ‘함께’라는 마음을 공유할 수 있고, 크고 원대하며 깊은 가치를 담아 미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리더는 직원들에게 명령이 아닌 스토리로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의도를 전달해야 한다. 훌륭한 스토리는 목표를 공유하고 높은 비전을 위해 함께 일하는 인간 공동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 자리에 인도 출신들이 무섭게 차지하고 있다.  인도 출신 CEO들(구글의 선다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어도비의 샨타누 나라옌, 샌디스크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하만 인터내셔널의 디네시 팔리월 등)의 가장 큰 장점은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에 탁월하며 여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토리를 입히는 것이다. 이들은 임직원들과 고객들이 공감하는 스토리를 끼워 넣은 작업의 대가들로 공감이라는 스토리를 기업경영에 접목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다. 상황에 대한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능숙하며 이를 바탕으로 약속한 미래를 꿈꾸게 하고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그 길에 구성원들을 동참시킨다.
 

인도 출신 CEO들은 대부분 유년기와 청년기를 인도에서 보냈다. 이들의 성장 배경이었던 인도는 다문화, 다종교, 다언어라는 특성이 있어 불확실과 갈등이 항상 존재하는 사회였다. 이해관계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삶에서 낙오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언제나 생활을 깊이 이해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합의하는 법을 배워야 했다. 회사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기반으로 회사의 발전을 위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어떤 이야기를 이용해야 할 것인지 파악한다. 주로 장기적 가치와 설립자의 철학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았다. 여기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실현시켰고 성과는 결과로 따라왔다. 이들은 성과를 이야기 주제로 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그들의 이야기의 주제로 자주 사용하였다.


MS의 새로운 CEO 나델라는 MS가 독점에 대한 비난을 받으며 사업을 계속할 경우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것을 간파했다. MS는 더 이상 소프트웨어 독점 기업이 아니라, 미래는 클라우드 사업에 있다는 비전을 전파하였다. 이는 창업자들이 주창하는 사명과 고객 우선 가치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로 구성하여 임직원을 설득하였으며 조직구성원들의 공감할 수 있는 미래를 보여 주였다.  펩시코(PepsiCo) CEO인 인드라 누이도 소통, 배려에 능한 리더로 직원과 이야기할 때 의자 대신 책상에 걸터앉는다. 권위를 내세우는 대신, 직원들과 좀 더 가까이 얼굴을 마주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누이의 소통 방법은 부드러웠으나 회사 전체 임직원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심어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했다. 그는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를 감지하고 제품 다각화에 나서면서 건강한 식음료 생산에 대한 회사의 철학을 임직원과 공유하는 데에 온 힘을 쏟았다. 회의 때마다, 영업 현장이나 공식 석상에서 직원들과 만날 때마다 ‘목적과 함께 이루는 성과(Performance with Purpose)라는 원칙을 설파해 임직원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따라서 탁월한 CEO는 스토리를 통해 조직의 존재 이유와 미래 방향성에 대해 구성원에게 영감을 준다. 탁월할 기업은 명확한 미션과 비전이 있으며 이는 우리 조직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조직이 되고 싶은 것을 말해준다. 잘 만들어진 스토리로 전달되는 미션과 비전은 구성원들이 일하는 근거가 되며 열정과 에너지를 유발시킨다. 존재 목적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의 미래는 어떨 것인가? 나는 누구이고 우리는 누구인가? 그래서 우리는 어디로 갈 것인가를 이야기 속에 담아 이야기할 때 구성원들은 자기 성찰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삶의 목표와 조직의 추구하는 목표나 가치를 자신의 텍스트(상황)와 연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스토리는 리더의 진정성을 구성원들이 느낄 때 효과가 있다. 어떻게 해야 진정성을 직원들에게 전달할 것인가?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직접 소통이 가장 효과가 좋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보리스 그로이스 버그(Boris Groysbery) 교수는 리더의 진정성 있는 대화 구축 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는 친밀감(Intimacy)이 있어야 한다.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직접 소통이 좋다. 직접 소통은 메시지의 왜곡 없이 전달이 가능하며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피터 드러커는 의사소통이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 잡음은 두 배로 늘고 메시지는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하였다. 엄청난 양의 정보를 주었을 때 구성원들은 모든 정보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 구성원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서는 중요한 몇 가지 키워드만으로 스토리에 구성하여 친근감 있게 전달하여 구성원들이 기억에 남아 행동으로 유도해야 한다.


두 번째, 팩트보다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극적인 상황중심으로 구성하는 스토리는 효과적인 전달 방식이다. 사람은 메시지의 내용보다는 메시지가 전달하는 방법과 텍스트(상황)에 따라 메시지 수용여부를 무의식적으로 결정한다. 스토리는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매우 일찍부터 익숙해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아기 때부터 수백 개의 스토리를 들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직접 전달하는 사실보다는 전개되는 상황 중심의 이야기가 훨씬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세 번째 스토리는 행동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 ‘혁신적인 상품을 통해 세상을 바꾼다’는 스티브 잡스의 스토리는 디자인과 품질을 통한 혁신의 가치를 전달하고 제품에 이러한 가치를 담았다. 리더는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스토리를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는 고객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방식을 자주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야기로만 끝나서는 직원들의 열정을 끌어 낼 수 없다. 리더가 솔선하여 실천하거나 구체화시키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 주어야 리더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구성원 개개인의 일에 몰입할 수 있다. 데슬라의 앨런 머스크는 ‘친환경에너지로 수송계를 바꾼다’는 기업의 사명을 스토리로 전달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배터리 기술에 전격적으로 투자했다.


맥킨지는 동기 유발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5가지 관점에서 이야기를 구성해야 하라고 제안한다.  

변화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고객에게 미치는 영향, 회사와 주주에 주는 영향, 마지막으로 직원에게 주는 영향(이익) 등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이야기를 구성해야 한다. 히 많은 리더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 조직은 망한다’ 주로 회사관점에서 이야기를 전달한다. 이러한 메시지는 변화를 위해 추가적인 에너지를 투입하고 인내와 고통을 감당하기 위한 직원들의 동기를 자극하지 못한다.  5가지 요인을 모두 충족하는 스토리로 변화의 당위성을 전달할 때 직원들은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조직의 변화를 위해 쏟아붓게 만든다. 특히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그 영향이 나에게 어떤 이익을 줄 것인가에 대한 부분을 정확히 이야기해 줄 때 열정을 끌어낼 가능성이 더 크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밀레니얼은 자신의 가치와 회사의 사회적 역할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1. 윤정구(2018).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탁월…'스토리 입히기도 귀재'. 이코노미조선, 279호

2. 윤예나(2016). 세계는 대화. 공감의 리더십. 이코노미 조선, 162호

3. 김성남(2014). 최고 직장 구글이 부럽다고? CEO의 의사결정이 곧 조직문화다. 동아비즈니스리뷰, 164호 

4. 문정엽(2019). 스토리로 리딩하라. 블로그 Brunch, https://brunch.co.kr/@jakiva/78

5. 스콧 켈러, 콜린 프라이스(2014). 차이를 만드는 조직. 서영조(옮김). 서울: 전략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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