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시 에트로프스키
퀴어소설로 소개되었지만
절대 ‘퀴어’라는 것에 갇혀 읽으면 안 된다.
순수한 첫사랑이야기.
어린 시절 마주친 아이에게 눈길이 갔고,
자꾸만 가는 눈길에 스스로를 탓하며 어느덧 청년이 되었다.
청년이 된 그의 눈에 그는 여전히-
눈길이 가는 사람이었고,
그렇게 둘은 마주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로 영영 헤어져야 했던.
이제야 꺼내 보이는 이야기였다.
누구나 가슴앓이하는 첫사랑 이라지만-
이렇게도 내내 마음을 앓는 사랑이 있을까 싶었다.
작가 소개를 보니 어쩌면 이건 소설의 형태를 빌려
조심스레 세상에 꺼내놓은
자신의 ‘첫사랑’ 이야기인 것 같았다.
근데 무엇보다도 내가 반했던 건,
처음으로 사랑을 했던 그 순간 또 그와의 시간들에서
소년과 청년이 느낀 사랑의 감정을
어떻게 이렇게도 섬세하게 표현했을까였다.
그것도 남자 작가가!
사랑에서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무엇이던가-
나는 내내 깨어있다면서도 또 갇혀있었던 건 아니었나 생각했다.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과 감정을 듣는다는 건-
참 귀중한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