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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순범 May 07. 2023

[월간 영화기록] 4월의 기록들

4월의 영화 별점과 단평

[월간 영화기록]은 월마다 간단한 소회와 함께, 영화관에 개봉 혹은 OTT에 공개된 영화들을 총정리하여 별점과 간단한 평을 남기는 공간입니다. 그동안 네이버 블로그에서 꾸준히 월마다 기록을 남겨왔는데, 이제 브런치 스토리에도 기록하고자 합니다.


단 1편.


2023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 중 100만 관객을 돌파한 작품은 단 1편, <교섭>뿐이다.

물론 <드림>이 현재 흐름상 100만을 넘기겠지만, 감독과 배우들의 파워를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

현재 한국 영화는 암흑기를 맞았다고 좋을 만큼 흥행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촬영하고 쌓아둔 창고 영화가 대략 90편 정도 있다고 하는데, 개봉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현재 촬영하고 있는 영화가 없어 내년 하반기에 한국 영화가 개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소문도 들려오고 있다.


영화 티켓값이 비싸진 만큼 소비자의 눈높이도 매우 깐깐하고 엄격해지고 있다. 근래에 개봉한 한국 영화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충족시켰을까?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아쉽게도 다른 작품들에 비해 아쉬웠다. 하지만 여름 시즌이 되면 반등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한국 영화 성수기는 여름 시즌에 나타나곤 했다. 당장 5월 31일에 <범죄도시 3>이 개봉하니 그때 다시 한번 한국 영화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티켓값이 비싸진 만큼 극장에 잘 안 간다고 하지만, 극장가는 나름 흥행을 유지 중이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500만을 돌파했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도 순항 중이다. 사실 한국 영화만 제외하곤 모두 웃고 있는 것인데 과연 극장이 티켓값을 내리라는 대중의 요구를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티겟값을 내린 만큼 관객이 더 많이 찾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 경우 극장도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지금 영화 시장은 코로나19를 시작으로 티켓값에 이르기까지 꽤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다.


과연 한국 영화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그래도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움켜쥐고, 4월의 기록들이다.


<리바운드>

감독 : 장항준


입 닫고 농구하는 순간만큼은 실감 넘치며 가슴이 뛴다.

★★★


<에어>

감독 : 벤 애플렉


훌륭한 각본은 입으로도 농구를 할 줄 안다.

★★★☆


<존 윅 4>

감독 : 채드 스타헬스키


액션의 삼라만상과 천의무봉.

이 세상의 모든 액션을 총집합한 결정체를 보는 듯하다.

★★★☆

<렌필드>

감독 : 크리스 맥케이


사람을 물풍선 같이 터트리면서 우직하게 밀고 나가지 못하는 스타일.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와 가스라이팅을 드라큘라 이야기로 재해석하고 변주하는 것은 흥미롭지만 스타일에 녹아들지 못한다.

★★☆


<거울 속 외딴 성>

감독 : 하라 케이이치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나약한 자신'이라는 거울도 견뎌야 하기에 더욱 괴롭다.

타인을 향한 미움은 시간을 넘어 지속될 것이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약한 타인'과의 연대와 끝내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폭력을 끊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 아니라 수많은 나약한 자신을 견뎌서라도 타인을 위해 뻗는 손길이다.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감독 : 아론 호바스 / 마이클 젤레닉


깨알 같은 캐릭터 유머와 탁월한 정반합의 액션으로 웃음이 오밀조밀 가득하다.

적어도 이 영화는 다른 게임 원작의 영화처럼 원작의 후광을 뒤에 업고 게으르게 나아가지 않는다.

익숙한 캐릭터들을 다양한 장르 영화와의 결합으로 새롭게 느껴지게 한다.

특히 피치를 단순히 '공주'가 아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퓨리오사'나 <어벤져스>의 '블랙위도우'처럼 재해석한 것은 놀랍다.

★★★☆


<물안에서>

감독 : 홍상수


카메라를 물속에 담가서라도 죽음의 이미지를 지켜보고야 말겠다는 홍상수의 보기 드문 의지.

★★★☆


<킬링 로맨스>

감독 : 이원석


형식이 내용보다 지나치게 커도 괜찮은가.

도대체 무엇을 위한 형식인가.

★★☆



<드림>

감독 : 이병헌


이 영화의 적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아니라,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감동에 대한 강박과 <극한직업>의 망령이다.

★☆



<항구의 니쿠코짱!>

감독 : 와타나베 아유무


아이는 어른 같고 어른은 아이 같다.

모두 나사가 하나씩 빠진 것처럼 엉뚱하다.

그렇게 선한 사람들의 연결고리와 자연의 풍광 속에서 아이는 성장의 한걸음을 내딛는다.

이토록 정겨운 가족이라면 키쿠코의 마음이 삐뚤어질 것 같진 않다.

★★★☆



<무명>

감독 : 정이


영화의 플롯 자체가 의중을 숨긴 채 잠복한 맹수 같다.

묵직한 긴장감 속에 강렬한 반전이, 역사가 인물들에게 캐묻는 선택의 질문을 파묻는 것 같아 못내 아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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