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by 이율

<서울>

지금의 나를 고등학교 때 내가 보면 한 소리 할 것이다.


이럴려고 그렇게 죽기 살기로 공부한거야?! 서울로 무조건 가겠다는 그런 의지는 이제 전입신고서 한장으로 쉽게 해결되니 그렇게 대충 살거야??? 처음 온 그날을 기억해!!


나는 왜 서울로 올라왔는가.

19살, 세상의 첫 이정표를 정할 때 나의 목표는 다른게 아니라 서울이였다. 이곳이 싫다. 지긋지긋하고, 이 구질구질한 환경이 싫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떠나야 한다. 그러나 아무데나 가고싶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목표는 단순했다. 떠나서 정착하고 싶은곳 서울.


간절한 바램은 나를 서울인으로 만들었다. 너무 좋았다. 지방에서는 플랭카드에 적힐만한 학교를 입학했다. 소도시에 없는 지하철을 타고 등교를 하고, 좋아하던 야구장도 처음으로 가봤다. 연극도, 뮤지컬도, 아니 아웃백이랑 감자탕도 처음 서울에서 먹어봤다.


선배들과의 토론 자리도 흥미였다. 뻔한 생각에 갖혀 술, 여자, 19금 얘기를 하는 고향 친구들 보다, 나의 의견을 존중해주지만 오류와 맹점을 정확히 찾아내는 진정한 어른얘기를 해주는 그들이 좋았다. 물론 대차게 까였다.


그러던, 그렇게 좋아했던, 서울이 싫어졌다. 아니 싫어해야했다.


친한 선배와 주말에 여행을 하고,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는 길. 우리는 전인권의 "내가 왜 서울은"은 들었다. 제목은 서울 뽕 차는 노래 같지만, 전인권의 목소리와 더불어 슬프게 들렸다. 아름답지만 슬픈 역설적인 모습은 내가 살고 있는 서울의 모습이었다. 서울이 고향이지만 매번 지방가고 싶던 그 선배는 나에게 말했다.

"내가 왜 서울을 사랑하지 않겠어."


나도 알고 있었다. 나도 이제 더 이상 서울을 사랑하지만 표현 할 수 없음을. 희망의 땅이던 그 곳에서 나는 뿌리내리려 아등바등하는 잡초 같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잡초일 수도 있겠다 느끼는 순간 알게되었다.내가 행복하다 느꼈던 서울이 모두의 행복이 아닐 수 있음을. 그러던 중, 둥지에 내려가야 할 일이 생겼다. 19살에 밤낮 꾸었던 꿈은 그렇게 하나의 민원 용지처럼 꾸겨진 잡초가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떠났다.


나는 서울을 떠났다.



그러나, 나는 다시 서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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